우리가 심리적 증상을 극복하려고 한다면 극복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생각을 해야 할 거예요. 어쨌든 극복한다는 건 어떤 방법을 찾아야만 극복할 수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이제까지 다루었던, 증상과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은 이와는 조금 달라요.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일단 극복하기가 아닌 공존하기를 택한 것부터가,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의 절반을 찾은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해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어쩌면 딱 하나의 정답이 있어서 그 해결책대로 해야만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은 정답이 없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해결하기보다는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죠.
오늘은 여러분들이 심리적 증상과 더 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려고 해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바로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쓰는 거예요.
step 9. [심리적 증상과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좀 더 효과적으로 찾는 방법: 키보드 두들기기
아마 한 번이라도 어떠한 주제에 대해서 손으로 글을 써본 사람이라면,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이 머릿속으로만 그것에 대해 언어로 생각하는 것과는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거예요. 손으로 글을 쓰다 보면 쓰이는 글은 분명 내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이지만 정말로 머리로만 쓰는 것이 아닌 손도 같이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돼요. 머리와 손이 협업하면서 말이, 언어가, 글이 써지는 거예요. 저의 경우 손으로 생각하는 이 느낌을 더 잘 받을 수 있는 것은 펜으로 글을 쓰는 것보다 컴퓨터의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쓸 때였어요.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정말로 손도 생각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죠. 원래대로라면 머릿속 언어의 흐름대로 진행되어야 할 생각이라는 것이 손의 흐름을 타고 글로써 써지게 되는 거예요. 머리로만 생각했다면 절대로 나올 수 없었던 아이디어를 손이 떠올리게 도와주기도 해요. 그리고 이렇게 나온 아이디어의 끝을 물고 늘어져서 손으로 더 써나가다 보면 더 멋진 것들이 줄줄이 따라 나오게 될 때도 있죠. 이건 정말 재밌는 일이에요.
심리적 증상과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을 때 손으로 키보드를 두들기는 방식을 한번 활용해 보세요. 분명 머릿속으로만 찾을 때보다 더 잘 찾아질 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나온 생각을 정리할 때도 키보드와 손이 더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해요. 정리를 하면서 글이 깔끔해지면 머릿속 생각도 덩달아 깔끔해질 때가 있어요. 또한 쓰려는 행위가 평소에 그냥 흘러지나 갈 수 있었던 생각을 붙잡아 주기도 해요.
우리는 결국 각자의 심리적 증상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증상과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가장 잘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역시나 자신일지도 몰라요. 그러니 시간을 믿고 기다리면서, 쉼과 여유를 디저트 삼아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심리적 증상과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나가 주세요. 저 같은 경우는 키보드를 두드리며 '증상에 색 입히기'와 '증상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기'의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정리하고 확장시킬 수 있었어요. 다시 말하지만 그 증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에요. 그 증상과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적어도 두려움과 관련된 심리적 증상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할 때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라고 저는 믿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