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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은 Nov 02. 2024

빌런이 되어줘서 고마워

살다 보면 인생에서 빌런을 마주하게 된다. 빌런은 악당을 의미한다. 사람을 악한 이미지로 본다기보다는 나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왜 저렇게 이기적인 걸까?'


'생각이 꼬여 있네.'


'왜 나를 힘들게 할까?'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끔 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길을 잘 가다가도 넘어지게 만든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데, 원수라고 느껴져도 사랑하라고 하던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도 도전해 봤다. 사람을 미워하면 결국 내가 스스로 힘들어지게 만드는 것이니까. 그래서 고마워해보기로 하였다. 빌런이 되어줘서 고마워. 덕분에 글 쓸 때 더 몰입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와 아무런 연고도 없으면서 함부로 말하고 다녔던 사람,

너무 당당하게 조별 과제할 때 버스 탑승했던 사람,

부러웠는지 온갖 시기 질투를 티 냈던 사람,

사람 간에 이간질을 하고 다녔던 사람,

거짓말을 해서 아무렇지 않게 속인 사람,

자기를 위에 두고 하대하던 사람 등.


참 많은 사람과 상황을 겪으면서 캐릭터화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의 인생에는 고난과 역경이 오나 보다. 결국 삶의 배움을 얻고 피와 살이 되는 것이다.


빌런을 마주하고 넘어졌을 때 계속 주저앉을지, 툭툭 털고 일어나서 앞으로 나아갈지는 본인 선택이다.


'교제를 할 때 아무렇지 않게 나를 속이고, 다른 여자와 놀아줘서 고마워. 덕분에 좋은 남자와 그렇지 않은 남자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어.'


'다 같이 하는 조별 과제에서 혼자 버스 탑승해 줘서 고마워. 덕분에 이 세상에는 참 별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그로 인해 조장으로써 책임감이 올라갔어.'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이야기하고 다녀줘서 고마워. 그로 인해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신뢰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


'갑을 관계를 형성하며 갑질해 줘서 고마워. 덕분에 나는 후배들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며 좋은 선배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


'자기보다 힘이 약해 보인다고 괴롭혀줘서 고마워. 덕분에 인내심을 기를 수 있었고,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어.'


'그동안 나를 여러모로 괴롭혀줘서 고마워. 괴롭던 나날들이 모여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것들이 글을 쓸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주었어. 글의 재미를 느낀 나는 책을 쓸 수 있게 되었어.'


내 인생의 빌런이 되어줘서 고마워.

1) 내 인생에서 빌런(악당)을 마주한 적이 있나요? 무슨 일이었나요?
2) 나는 누군가에게 빌런(악당)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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