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 보면
이쯤에서 끝났어야 할
그 말을
자꾸 이어 붙입니다
창밖의 나무는 충분히 푸르렀고
햇빛은 오늘도 금빛이었는데
나는 어쩌자고
그 빛나는 오후를 두고도
단어의 구멍을 기워댑니다
가끔은
마음의 허공에 뜬 실 하나를
슬쩍 잡아당겨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게 실입니까?
이게 선입니까?
묻고 싶은 말이 자꾸 튕겨져 나와
종이 위에 흩어지고 맙니다
그리움인지 슬픔인지도 모를
그 무언가를
억지로 엮어 놓고는
이것이 글입니다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하고 말할 뿐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글이란 원래
그런 게 아닙니까?
온전치 못한 것이 온전해 보이는 순간
그 순간을
붙들고 마는 것
내일이 오기 전에
이게 글입니까?
묻는 것조차 그만두고
창밖에 흔들리는 나뭇잎에게
마지막 문장을 맡겨 버립니다
“그대의 모든 글이 글이 아니라 해도
그대의 모든 말이,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