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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양 Nov 16. 2024

글이라는 것


사람이 살다 보면

이쯤에서 끝났어야 할

그 말을

자꾸 이어 붙입니다


창밖의 나무는 충분히 푸르렀고

햇빛은 오늘도 금빛이었는데

나는 어쩌자고

그 빛나는 오후를 두고도

단어의 구멍을 기워댑니다


가끔은

마음의 허공에 뜬 실 하나를

슬쩍 잡아당겨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게 실입니까?

이게 선입니까?

묻고 싶은 말이 자꾸 튕겨져 나와

종이 위에 흩어지고 맙니다


그리움인지 슬픔인지도 모를

그 무언가를

억지로 엮어 놓고는

이것이 글입니다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하고 말할 뿐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글이란 원래

그런 게 아닙니까?

온전치 못한 것이 온전해 보이는 순간

그 순간을

붙들고 마는 것


내일이 오기 전에

이게 글입니까?

묻는 것조차 그만두고

창밖에 흔들리는 나뭇잎에게

마지막 문장을 맡겨 버립니다


“그대의 모든 글이 글이 아니라 해도

그대의 모든 말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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