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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양 Oct 13. 2024

빈 방에 대하여

<빈 방에 대하여>, 김태양


텅 빈 방에

햇살이 바닥에 눕고,

문간으로 바람이 스친다


남은 것보다 잃은 게 많은 방,

벽엔 떠난 자리의 체온이

생채기처럼 남아 있다


기억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묵혀둔 시간 위에 눕는다


웃음과 다정했던 말들이

빈 공기를 가득 채운다


이 방은 사람을 잃어도

기다림을 버리지 않는다


허전함 대신,

아무 말 없이 시간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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