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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t La Vie Cerato! 시즌 2 3편

Alpiniete 2일 차 - 다시 여기 바닷가!!!

by 곰돌아부지


무슨 정신인지 모를 정도로 곯아떨어지다 자연스레 눈이 떠졌다.

역시 배고픈 건 본능이다!!!

두 번째 날에는 여유라는 걸 한켠에 두고 가봐야겠다 결심하고

배꼽시계에 맞춰 일어나 조식으로 든든하게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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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우리의 첫 목적지는 바로 부산!

그것도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콕 집은 동생의 계획에 따라

나는 우직히 운전대를 붙잡고 230km에 이르는 여정을 시작했다.


작년에 부산에서 거제도를 거쳐 여수까지 가는 경로를 한 차례 경험해 봤기에

역방향은 그리 어려운 경로가 아니었다.

다만 부산에 진입한 뒤에 어떤 교통 상황을 마주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없어서

거기에 대한 염려가 살포시 있었을 뿐.......

그래도 비와 먹구름이 가득했던 전날과 다르게 해가 잔뜩 솟아올라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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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2회 차로 와보니 얼추 이곳의 교통체계를 이해하게 되었다.

어디다 툭 던져놔도 티가 안 나는 차로 뽈뽈뽈 지나다니며

부산만의 거친 도로를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가까운 공영주차장을 골라

엎드리면 코가 닿을 곳에서 광안리 해수욕장을 드디어 마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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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4시간 반을 들여 도착했는데 이번에도 부산 날씨는 매우 협조적이었다.

요상하게 높은 기온에 구름이 너무 없어서 홀라당 탔던 작년과 다르게

적당히 부는 바람과 알맞게 끼어든 흰 구름이 경치 구경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동생 때문에 오게 된 곳인데 내가 생색을 낼 정도랄까?

잃어버린 여유를 여기서 되찾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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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도 좋지만 다음 장소에 예약해 둔 게 있어서 다시 자리를 뜨기로 했다.

이번엔 귀여운 친구들을 만나보기로 했는데 그러기 위해선 3km 정도 이동했어야 하기에

마냥 여기 죽치고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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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당?

작년에 와봤으면서 여기를 또 찾은 이유가 무엇이라 묻는다면

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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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당 지하에 자리 잡은 인디플러스에서 독립영화를 보기로 했다.

이것도 작년에 해봤던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 보기의 연장선상이었는데

마침 아기자기 큰 자기 작은 자기한 영화가 있어서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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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본 영화 <동물, 원>은 국립청주박물관 인근에 자리 잡은 청주동물원에 대한 다큐멘터리였는데

동물원에서 수의사와 사육사의 시선을 통해 동물원의 현재와 동물원 속 동물의 삶을 톺아볼 수 있었고

동물원이라는 장소와 자연에서 살아야 할 동물의 권리를

인간으로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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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엔딩크레딧의 가장 첫 번째 자리에 동물들의 이름으로 채웠다는 것에서

이 영화에 참여한 제작진들이 추구하고자 한 방향을 엿볼 수 있었는데

사회적인 시선과 함께 좌충우돌 동물들의 귀여운 면들이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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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이번 여행의 두 번째 타깃인 최동단을 가기 위해

140km 거리에 있는 호미곶으로 향했다.

해돋이는 보는 곳에서 해넘이를 보자는 독특한 발상에서 고르게 되었는데

이곳으로 향하는 두 시간 동안 이 여정에서 고민했던 낭만을 재정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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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있게 노을이 깔린 새천년기념관에서 나도 모르게 숨을 돌리고 퍼져버렸다.

3일이라는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6부 능선을 무사히 탔다는 것과 함께

이제 여기서 숙소까지만 가면 되는 일정이었기에

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어졌다는 데에 심취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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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최동단에서 마주한 절정에 이른 파란빛이 감돌던 상생의 손은

이곳까지 오는 길에 대한 의미를 다시 정의하게 했는데

변덕 없이 맑았던 날씨가 이러한 분위기의 9할을 차지하고 있어

남파랑길에서 해파랑길까지 달린 기나긴 루트에 부담감이 점점 덜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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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은데......

두 번째 숙소로 잡은 강릉으로 가려면 등뼈 국도라 불리는 7번 국도를

쭈우욱 올라가야 한다는 걸 생각 못 했다.

게다가 크루즈 컨트롤 없이 오른발로 우직히 페달을 조종하며 가야 한다는 건

경험하고 나서야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하...... 내 꾀에 또 내가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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