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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트랄
Dec 26. 2024
정의로운 삶-9
9. 수학 1등급의 맛
시험이 끝났다.
그날, 수학 시험이 있던 화요일 오후, 교무실은 엄청 술렁거렸을 거다. 바로 이렇게.
"최정의가 수학 100? 이거 너무 이상한데ᆢ?"
"그러니까요ᆢ 꼭 문제를 다 알고 있었던 것 같네요ᆢ?"
"게다가 이번에 난이도가 더 높아져서ᆢ 100점 맞은 애는 강순진이랑 최정의 뿐인데? 순진이야 항상 만점 아니면 한두 개 틀리지만ᆢ 정의는 지난번에도 53점인가 하지 않았나?"
"족집게 과외라도 한 건지ᆢ 아니면 대치동 학원가에서 비싼 학원에라도 다닌 건지ᆢ? 엄청 신기하네요?"
아아아! 나는 드디어 맛보았다! 수학 100점! 1등급의 맛을! 비록 2학기 지필고사뿐이긴 하지만 말이다!
선생님들의 놀라움이 서린 눈동자와 의심의 눈초리가 공존하는 그 미묘한 표정 변화를 보면서, 나는 설렜고 두려웠고 뭉클했고 한편ᆢ 허탈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했다! 엄마는 비 갠 여름에 활짝 피는 노오란 호박꽃잎 같은 미소를 보여주시며 앞으로 내가 진학 가능한 대학교와 전공과목의 목록을 새로 업데이트하고 당장 겨울방학 원터스쿨 등록을 위한 상담 일정을 잡았다.
아빠는 그 좋아하는
회식도 마다하고
족발과 소주를 사 들고
일찍 퇴근해
서는
내 얼굴을 보며
특유의 '허허허허허ᆢ 허허허허ᆢ허허ᆢ' 웃음을 삼연타 콤보로 날렸다.
우리 집은 오랜만에 활기가 넘치고 웃음이 그득해졌다.
친구들은 나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며 어느 학원을 다니는지 계속 물어봤고, 나는
그때까지 내가 다니고 있던 학원 수학 선생님의 인기를 높여 주었고
(
정말
못 가르쳤는데),
안 그래도 많이 나온 학원 원장 선생님의 배를 더 불려주었다.
하지만ᆢ 딱 일주일. 거기까지였다.
호사다마 사필귀정 새옹지마.
김보람 님이 최정의 님을 초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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