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의 마지막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악인들'을 보고 있으면, 그들이 악인. 나쁜 사람들이라는 미움보다는. 그 너머를 보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삶이 전부 '오징어 게임'이 아닌가요? 소수의 VIP에게 부역하는 자들도, 그리고 그 VIP들도 말이죠.
이병헌의 동생으로 등장하는 강형사가 그토록 많은 피해를 입으면서도 오징어게임 이 벌어지는 섬을 찾아 헤매고, 드디어 형을 찾아서 지르는 외마디 외침은 바로 "왜, 왜, 도대체 왜 그랬어!!!!" 라는 물음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강형사가 겨우 그거 하나 물어보러 생명을 담보로 그토록 그 섬과 형을 찾아다녔냐고 비판하기도 하죠. 하지만 저는, 그 물음은. 질문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것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토록 양심적이고 순수했던 형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걸 끝까지 확인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형이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려둔 것도. 그래서 끝까지 형이 인간성을 버리지 못했을 거라고. 믿고 싶었듼 거라고.
사람이란 대체 무엇일까요?사람은 어떤것이고, 어때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은. 비록 자기 자식일지라도. 아이를 안고 있는 소녀를 죽여서 인간성을 버린다면 사람이 아니다. 라고. 그 '비녀 할머니'는 생각했을까요? 그래서 자기 아들을 비녀로 찔렀을 까요? 그리고 나서, 자식을 죽인 본인도. 이미 인간성을 잃었으므로, 사람으로서의 조건을 잃었다-라고 생각했을까요?
"나는 너희들의 '도시락'이 되어줄 생각이 없어"라고 말하며 자살을 선택한 남자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처절합니다. 학교 폭력을 연상시키는 그 모습이. 그래서 더욱 가련합니다. 복수의 목적보다는 죽음으로써 자신의 인간성을 지키려는 마지막 시도로 보였으니까요.
성기훈이 마지막에. "인간은 '말'이 아니야. 인간은ᆢ"라고 말하며 스스로 절벽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절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대체, 누가, 남의 자식(그것도 갓난쟁이를) 구하려고 자신의 목숨을 버린단 말인가?
저는 오징어게임3 의 주제가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기훈은, 아이를 살리고 사람을 죽인 자신의 인간성을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성기훈의 죽음을 보고,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누군가를 위해 죽는다는 것도. 죽음으로써 자신이 고귀한 인간임을 스스로 증명하고자 하는 행위가 아닐까ᆢ 라고 감히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강형사는 과연 여자 아기를 잘 돌보고, 그 아이가 받은 456억을 잘 지켜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성기훈의 바램과는 달리 이미 글로벌 기업이 되어버린 '오징어게임 월드'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돈만 많은, 천박한, '어른아이'들의 잔혹한 놀이를 보아야만 할까요?
저의 개인적인 바람은, 60~70년대식의 신파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정의가 승리하는', '모두가 힘을 합쳐 악당을 물리치는' 그 옛날의 만화영화같은 드라마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
비록 현실은 오징어 게임이라도,. 드라마에서라도 마음이 뿌듯해지고 싶다는 건.. 너무 지나친 욕심일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