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먼저인가 인간이 먼저인가
나는 스핑크스야. 내가 아름다운 인간 여자의 얼굴에 사자의 몸을 하고 있는 것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억측을 하고 있어서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거니까 잘 들어.
먼저, 내 부모에 대해 페드립에 가까운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는 인간들이 있는 것 같은데, 스핑크스의 아빠가 사자였다. 엄마가ᆢ해서 그렇게 된 거다. 아니다. 스핑크스 아빠가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에피소드(연성으로 사랑하는 딸과 기르던 개를 합쳐 결과물을 제출해야 했던 과학자)처럼 어느날 딸내미(나, 핑크스)가 사자한테 공격당해 죽기 일보직전이 되자, 얼굴과 영혼을 사자의 몸에 붙이고 봉인해서 괴물이 태어냐게 된 거다. 아니면 단순히 진화과정에서 돌연변이로 태어난 거다ᆢ 여러가지 갑론을박이 있지만, 나는 그 어떤 것도 해당하지 않아. 그럼 뭐냐고?
나는 나 자신을 강화한 거야.
인간.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태어난 나는, 놀랄만큼 뛰어난 지식과 교양과 지적 능력을 갖추었는데도 불구하고, 인간의 몸이라는 한계, 게다가 매달 일주일 동안이나 생리를 처리하고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느라 내 인생의 절반을 낭비하는 게 너무 싫었어. 거기다가 아름다운 이 얼굴에 약한 몸이라니, 무식하고 육체적 힘만 가진 남자들의 표적이 되기 일쑤였지, 항상 팔극권과 해동검도, 무에타이 등의 무예를 단련하고, 총과 칼을 가지고 다녀도, 쪽수로 승부 보려는 남자들 때문에 매우 짜증이 났어. 그 수많은 위험한 순간들과 고비를 넘기기도 여러번이었지. 그러다 결국 결심한거야.
인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동물의 몸을 가져야겠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