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잃어버린 건 뭐였을까
어렸을 때는 굳은살 배긴 손이 자랑스러웠다. 내 오른쪽 세 번째 손가락이 투박하고 못생겨질수록 내 노력의 시간들이 보이는 것 같아서 멋진 훈장 같았다.
그때는 그냥 노력했다는 게 뿌듯했다. 그것만으로도 칭찬받을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이제 내 굳은살은 더 이상 자랑스럽지 않다. 그저 못생긴 손가락이 되어 네일숍에 갈 때마다 깎고 잘라 더 매끈하게 만들 뿐. 처음부터 그 어떤 노력도 없던 것처럼, 고생 한번 안 해본 것 같은 매끈하고 가는 손. 어느덧 그런 손만 갈망하게 됐다. 이제 내 노력만으로는 더 이상 인정받거나 칭찬받지 못하기 때문일까?
자랑스러웠던 굳은살이 부끄러워지고, 못나져 버렸다. 이젠 그저 예쁘지 않아 고쳐야 하는 무언가가 되었다. 그게 이상하게 오늘따라 슬펐다. 조금은 찡하게 서러워질 만큼. 내 굳은살과 자부심은 살아오며 잃어버린 수많은 무언가 중의 하나였다.
비록 자라면서 많은 걸 잃는대도, 그 사실을 바꿀 수는 없대도. 내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는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요즘은 부쩍 내가 무엇을 얻었고 또 잃었는지 열심히 떠올리곤 한다. 하나씩 하나씩 적어나가야지. 영영 찾지 못한대도.. 적어도 나도 그러한 것들을 가져봤었다는 기록은 남기고 싶어서. 어떻게든 기억하고 싶어서. 내가 정말 잘 살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받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