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화. Freesia
봄이 되면 맡아진다.
알록달록한 따스한 날에
살구 냄새나는 노란 식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이 말의 설렘에 각인된 후
봄날이 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나에겐 행복의 징표가 되었다.
푸르렀던 청춘의 한 날들을
고스란히 함께 한 이 꽃은
좋았던 어느 날 기다림에
더 좋았던 어느 날 기대감에
우울했던 어느 날 알싸함에
더 우울했던 어느 날 욱신함에
겹겹이 쌓아 온 날들의 끝에
나를 더 어른으로 만들었다.
인생의 새로운 봄날 때마다
새롭게 새겨지는 비단보다 고운 노란색
때로는 선명함을 그리고
때로는 그윽함을 남기고
봄이 가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