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이젠 어쩔 수 없겠지
다시 흉내라도 내보라는 듯
꾸역꾸역 밀려드는 이승의 기억 속
죽음처럼 비릿한 한숨을 토하는 밤
어제 애써 지운 이름들이 다시 살을 붙인다
마냥 번잡한 영상으로 기억 속을 헤집고
매번 억척스러운 밤을 지새우게 하더니
이제는 습관으로 만들 심산이다
내가 주연인 무성영화에서 이럴 수는 없다
목젖까지 숨이 막힌 핏줄 선 토끼눈으로
얼빠진 채플린의 우스꽝스럽지도 않은 표정으로
흑백필름을 돌리고 있을 수는 없다
오감을 다시 깨워야만 한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 밤에는 오감이면 충분하다
육감은 아직 제 멋대로 꿈틀거리고
미각은 있으면 그만 없어도 좋다
질기게도 깨어 있어야만 한다
스러져가는 이성을 가다듬기 위해
어둠이 짙어질수록 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하필이면 오늘이어야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