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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 3

by 몽유 Feb 17. 2025

이젠 어쩔 수 없겠지 

다시 흉내라도 내보라는 듯

꾸역꾸역 밀려드는 이승의 기억 속 

죽음처럼 비릿한 한숨을 토하는 

 

어제 애써 지운 이름들이 다시 살을 붙인다

마냥 번잡 영상으로 기억 속을 헤집고

매번 억척스러운  지새우게 하더니

이제는 습관으로 만들 심산이다  


내가 주연인 무성영화에서 이럴 수는 없다 

목젖까지 숨이 막힌 핏줄  토끼눈으로 

얼빠진 채플린의 우스꽝스럽지도 않은 표정으로

흑백필름을 돌리고 있을 수는 없


오감을 다시 깨워야만 한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 밤에는 오감이면 충분하다

육감은 아직 멋대로 꿈틀거리고

미각은 있으면 그만 없어도 좋다


질기게도 깨어 있어야만 한다

스러져가는 이성 가다듬기 위해

어둠이 짙어질수록 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필이면 오늘이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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