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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그 집
꽃이 많이 폈다고 하셨단다
목단과 작약이 그 큰 꽃잎을 열었는지
좁다란 담장을 따라 빨간 장미꽃이 흐드러졌는지
꽃구경을 핑계 삼아 아이들 손을 잡고
어머니께 간다
비바람이 지나간 골목길 모퉁이엔
키 큰 오동나무 보랏빛 꽃방울이 주렁주렁
언제나처럼 아이들을 반기는 모양새다
실바람에도 골목길에 웃음소리 가득하다
5월의 햇살이 내리는 골목길
바람이 없으니 송골송골 땀방울 사이로
꽃내음 향긋한데, 진녹빛의 유자 몇 알이 보인다
낮은 담장 위로 걸쳐진 듯 작은 꽃송이
붉은 장미 몇 송이가 드러누웠다
사각평상에 걸터앉아 빨간 통수박을 쪼갠다
노란 참외도 몇 알 깎아서 옆에 놓으니
달짝한 그 내음에 벌도 나비도
저만치서 눈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