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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유 May 19. 2024

사랑, 숙취라는 이야기



어설픈 고백과 섣부른 거절의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이 새벽

습관처럼 또다시 마주하는  불면이다


사랑이라는 주체할 수 없는 깊이

감정의 짜깁기로 허락하는 만취의 시간

인지 못할 유별난 것이 있을 거라며

머릿속을 가득 채운 숙취에 버릇처럼 詩를 쓴다


눈을 어지럽히던 말

머리맡에서 맴돌던 단어들이

들숨에 한 번, 날숨에 한 번

허공에서 흩어져 자리를 찾는다


만취의 시간은 지났다

온전하지 못한 것은 이해와 용서다

숙취는 더욱 짙어져만 갔다

불면의 습관은 다시 시작되었다


결국, 사랑은 습관이고 숙취일 뿐이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를 시간이 흐르고

언제였는지도 모를 기억의 너머에서도

여전히 사랑은 습관이고 숙취일 뿐이다

너를 찾는 이유다


어설픈 고백과 섣부른 거절의 

그 밤에 네가 만든 징검다리가 놓였다

그 아래로 띄엄띄엄 숙취가 자리를 잡았다

그때부터 반복되었나 보다

뜬금없는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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