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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 詩에 대하여

by 몽유

창밖으로 어둠살이 밀려나고

곧 동녘 벼무더기 틈바구니에

충혈된 밤이 꺼져가리라

얕은 숨결의 시간이 기지개를 켠다


하지만, 아직이다

나의 눈길은 여전히 어둠 속을 맴돌고

어디선가 아슬아슬 너의 발길을 붙잡지만

곧 또, 너에게서 비켜난다


그것이 내 의지이고,

의식이며, 사랑이었다


낮게, 그러나 언젠가보다 높게

너의 음성은 미세하게 떨리고

이별은 그렇게 와서

내게 흩날렸다


단어의 의미는 허공에 매달리고

사랑이란 문장은

빈틈 많은 뜬구름이었다


그날

우리가 마주 본 그 자리에서

나는

흡족한 글이 되지 못하고

이제야 비로소,

수줍은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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