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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에서
동그란 선회창에 부딪혀 오는 빗방울은
그 투명한 유리에 달라붙어 눈을 어지럽힐
기회를 가질 수는 없다
거세게 회전하는 선회창의 원심력에
미세한 파편처럼 흩어져 어디론가 사라지고
찰나의 순간에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들의 흔적은
내일이나 모레나 빛 좋은 햇살 아래에서
기억의 조각으로 남을 테다
소나무 껍질처럼 덕지덕지 메말라 붙어
쩍쩍 갈라진 기억의 조각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