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유 May 14. 2024

골목길 안 그 꽃집 2

5월의 그 집

꽃이 많이 폈다고 하셨단다

목단과 작약이 그 큰 꽃잎을 열었는지

좁다란 담장을 따라 빨간 장미꽃이 흐드러졌는지

꽃구경을 핑계 삼아 아이들 손을 잡고 

어머니께 간다


비바람이 지나간 골목길 모퉁이엔

키 큰 오동나무 보랏빛 꽃방울이 주렁주렁

언제나처럼 아이들을 반기는 모양새다

실바람에도 골목길에 웃음소리 가득하다


5월의 햇살이 내리는 골목길

바람이 없으니 송골송골 땀방울 사이로

꽃내음 향긋한데, 진녹빛의 유자 몇 알이 보인

낮은 담장 위로 걸쳐진 듯 작은 꽃송이

붉은 장미 몇 송이가 드러누웠다


사각평상에 걸터앉아 빨간 통수박을 쪼갠다

노란 참외도 몇 알 깎아서 옆에 놓으니

달짝한 그 내음에 벌도 나비도

저만치서 눈치를 본다


이전 08화 그리운 섬 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