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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기억을 품다

by 몽유

물결이 밀려올 때마다

섬은, 오래된 이름을 되뇌인다

한때는 누군가의 약속이었고

또 한때는 떠나온 이의 눈물이었던


모래 속엔 발자국의 그림자가 잠들고

돌무더기 틈엔 끝내 건네지 못한 말들이

바람결에 흩어진다


섬은 그것들을 지우지 않는다

시간의 파도를 맞으며

조용히, 조금씩 둥글어질 뿐


밤이 내리면

별빛에 젖은 숨을 고르고

섬은 자신이 품은 기억들을

하나씩, 바다에 놓아준다


그래서일까

섬은 언제나 그리움의 모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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