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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다에 다시 간다

by 몽유

그 바다에 다시 가면

나는 또, 섬이 될 것이다


바람은 여전할 것이고

파도는 그 바람 따라

잊힌 이름을 더듬겠지


하지만 바다는

나를 잊은 적이 없다


물결 사이 스치는 네 음성,

바다가 대신 내 이름을 부르다

부서지며, 흔적을 지운다


나는 그 소리를 주워

밤새 되뇌인다

너는, 어디에서 홀로

이 어둠을 견디고 있느냐고


섬의 등불이 켜질 무렵,

멀리서 흰 파도가 손을 흔든다

돌아가야 할 곳이

늘, 이 바다인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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