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머물던 바다에 닿으면
나는 아직 떠나지 못한다
시간은 파도처럼 밀려와
남은 기억을 쓸어가지만
어디쯤에서였을까,
너의 이름이 얼룩진 물결에
소금빛으로만 남아
목마른 바람을 부르고
밤새 꺼지지 않는 부표 하나,
그 위에 내 그리움이 앉아
아직도 바다를 지키고 있다
네가 흘리던 웃음처럼
허공을 돌아, 내 안에 부서지며
끝이란,
결국 어디에 닿는 것일까
바다는 아무런 말 없이
다시 또 나를 삼키고
네가 떠난 바다는
여전히 나를 부르는데
나는, 네가 사라진 자리에
바람으로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