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남해에서

by 몽유

네가 머물던 바다에 닿으면

나는 아직 떠나지 못한다

시간은 파도처럼 밀려와

남은 기억을 쓸어가지만


어디쯤에서였을까,

너의 이름이 얼룩진 물결에

소금빛으로만 남아

목마른 바람을 부르고


밤새 꺼지지 않는 부표 하나,

그 위에 내 그리움이 앉아

아직도 바다를 지키고 있다

네가 흘리던 웃음처럼

허공을 돌아, 내 안에 부서지며


끝이란,

결국 어디에 닿는 것일까

바다는 아무런 말 없이

다시 또 나를 삼키고


네가 떠난 바다는

여전히 나를 부르는데

나는, 네가 사라진 자리에

바람으로 스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