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에 저장된 사진들과 나의 눈으로 보고왔던 풍경이나 장면들, 나의귀와 눈으로 보고 들었던 아름다운 음악과 오디오 플레이어에서 클릭만하면 무한히 반복하여 나오게되는 음악들..
우리는 추억을 기억하는 것일까? 아니면 기억을 저장하는 것일까? 기억이라면 우리가 나이들고 늙어감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달라지겠지만 기억을 저장하는 것이라면 컴퓨터의 하드드라이브나 USB에 저장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 같다.
지금의 우리는 끊임없이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사랑함을 증명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인정받고...모든 것을 추억하기보다는 기억하기 위하여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기억한 모든 것은 앞으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서사적 가치가 있을까? 아니면 단순히 저장한 데이터에 불과한 것인가?
내가 봤던 그떄 그 시간의 기억과 분위기와 향기, 바람의세기, 소리, 주변의 사람들 모든게 나의 한장의 그림을 이루기 위하여 다시 소환되는 것들이다. 그 과정에서 물론 소실된 기억이나 변화된 기억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의도되지 않고, 우리가 시간이 지나고 장소가 바뀌고 환경과 분위기가 바뀜에 따른 서사적 변화이고 현재진행형이며 미래에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변화는 지속되어야하는 변화이다.
왜냐하면 결국은 서로 다름이 없어지고 모두가 똑같은 인정과 증명을 위한 시간은 결코 서사적인 변화와 진행을 가져올 수 없으며 끊임없이 다름이 생기기 전에 똑같아 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 사회가 될 것인가.. 결국은 다름보다 같음의 시대를 살아가며 모든 가치의 동일성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며, 그것이 돈이 되든, 인간성이되든 어느 한쪽으로의 동일성은 반대와도 똑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