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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치료사 엄마가 딸아이 장난감 정리하는 방법

by 마잇 윤쌤

놀이치료사 윤쌤이 지난주 금요일, <딸아이의 장난감을 버리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는데요.


감사하게도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어요.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중에, 제가 장난감을 정말 한 개도 안 버리고 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러면야 너무 좋겠지만, 살아가다 보면 짐들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아무리 제가 마음을 다루는 치료사라 해도, 하나도 안 버릴 수는 없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놀이치료사 엄마가 딸아이와 장난감 정리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장난감 정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을 세웠고, 남편과 딸아이와 함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장난감을 정리하는 모든 과정을

딸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며

가족이 함께 합니다."

- 놀이치료사 윤쌤



장난감을 정리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어요.

작년 이맘때쯤(24년 2월), 딸아이가 3학년이 될 무렵 장난감을 대폭 정리하기로 했었는데요.


그때까지도 집에는 키즈카페에 가야 있을 법한 크기의 나무로 만든 주방놀이 싱크대와 3층 인형의 집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었거든요.


이 장난감을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때마침 지인이 다니는 동네 작은 교회 유치부에서 새 장난감을 구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교회 앞 새로 입주한 아파트로 인해 유치부 어린이들이 많이 늘어서 새 장난감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딸아이와 제가 좋아하고 아끼던 장난감을 기증해서 더 많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면이 떠올랐어요.


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딸아이와 의논했고, 흔쾌히 기증에 동의했어요.


장난감을 기증하기 하루 전날 저녁, 세 식구가 장난감을 구석구석 깨끗하게 닦았어요. 딸아이가 어릴 때 여기서 신나게 놀던 추억들, 웃음소리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그리고 딸아이와 마지막으로 주방놀이 싱크대와 3층 인형의 집 앞에서 나란히 앉아 기념사진을 찍었어요.


어린 시절의 딸아이와 이별하는 기분이 들어서 너무 서운했던 것 같아요.


동네 작은 교회로 떠난 장난감들이 유치부 아이들에게 듬뿍 사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지인에게 전해 들었어요.


딸아이도 자신이 소중히 사용했던 것이 다른 어린 동생들에게 뜻깊은 선물이 되었다고 하니 아주 뿌듯해하더라고요.


요즘은 앱을 통해 동네에서 중고거래를 하시는 분들도 많고, 플리마켓을 이용하시기도 하죠.


저도 앱을 통해 잘 안 쓰거나 싫증 난 것들은 내다 팔기도 하고, 얻은 수익금으로 새로운 장난감과 읽고 싶은 책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꼭 기억하셔야 할 점은, 아이와 의논해서 아이가 흔쾌히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대로 아이들도 모든 장난감을 영원히 이고 지고 살지는 않는답니다. 아이들의 야무진 생각과 말에 깜짝 놀라실 수도 있어요. 그러니 믿고 함께 의논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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