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기 첫 단계
그랬다.
내 아이 기침소리 하나에도 병원으로 달려갔다.
열감기엔 비상이다.
밤새 수건 적셔가며 닦아내야 했다.
엄마니까
당연했다.
위가 몇 날며칠 아파도 그러다 말겠지 했다.
허리통증으로 밤새 뒤척여도 나중에 가보지 그랬다.
그동안 돌보지 못한 내 몸뚱이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했다.
그리고 제대로 나를 사랑해 보기로 했다.
나를 제대로 사랑할 첫 단계는
셀프 돌봄이다.
미뤄왔던 건강검진도 서둘러 예약했고
심한 일자허리로 인한 통증도 치료를 시작했다.
수 십만 원 하는 아이 학원비는 당연했고
한 달에 10만 원도 안 되는 피트니스샵은 사치였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니 왜 그렇게 나 자신에겐 매정했을까,
이제라도 정신을 고쳐먹었으니 다행이다.
훗날 늙고 병들었을 때
왜 날 돌보지 않았냐고 따져 물어본들
스스로 안 챙기고 뭐 했냐라는 말밖에 더 있으랴
필라테스도 6개월치 끊고
디톡스에 좋다는 레몬수도 준비했다.
괜스레 기분이 좋다.
뭐 이리 소소한 걸로 기분까지 좋아질까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