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3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산책길에서 배우는 인생

11_사소함에 뭉클

by 뉴우바 Mar 11.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산책길에서 마주하는 다채로운 풍경은 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짙어가는 녹음은 세상의 넉넉함을 보여주고, 계절 따라 피는 꽃들은 발길을 머물게 한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무심한 듯 걷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슬며시 미소를 주고받는다. 걷거나 뛰는 사람들 속에서도, 유독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유모차에 강아지를 태우고 온 사람은 종종 보이지만, 아기를 태운 유모차는 오랜만이라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걷기가 힘든 어르신에게 유모차는 든든한 동반자가 된다.     


 산책길에는 유난히 많은 어르신들이 보인다. 건강을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이 시간이 더욱 소중해 보인다. 머리가 희끗하고 허리가 다소 굽었어도 하나, 둘 구령을 맞춰 뛰는 어르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팡이에 의지해 천천히 걷는 어르신, 아내가 밀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가는 어르신. 긴 세월의 흔적이 고단할지라도, 이 순간만큼은 평온해 보인다.   

  

 나란히 손을 잡고 걷는 노부부의 모습은 긴 여정을 함께한 인생의 나침반처럼 느껴진다. 흰머리에 굽은 등, 느린 발걸음. 그럼에도 서로의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정겹고 아름답다. 평범해 보일지라도 한평생을 함께한 부부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따뜻하다. 말없이 걸어도 스며드는 부부의 온기. 함께 살아오며 마주한 어려움과 갈등도 많았겠지만, 손을 마주 잡고 걷는 순간만큼은 그 무엇보다 평화롭고 아름답다. 사랑이란 소박하지만, 그 안에서 진실함이 느껴지기에 더욱 빛이 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소중한 이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따뜻한 용기를 가져야겠다.

일요일 연재
이전 10화 거절할 수 없는 유혹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