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_사소함에 뭉클
수건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잠에서 깨면 수건으로 촉촉한 얼굴을 어루만지며 하루를 연다. 욕실 수납장에는 각기 다른 색과 촉감의 수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수건의 사연도 다양하다. 어느 가게의 개업 축하 선물로 받은 수건, 돌잔치 기념 수건, 우연히 예뻐서 구입한 수건까지,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문자가 새겨진 수건은 발을 닦기가 미안해 그냥 보관해 두기도 하고, 예뻐서 산 수건은 아까워 쉽게 쓰지 못하기도 한다. 저마다 개성이 있고 사연이 달라도 내게 전해주는 산뜻함은 늘 좋다. 하루의 끝, 수건이 내 얼굴을 감싸며 고단함까지 닦아주는 순간이 가장 좋다. 나도 수건처럼 누군가에게 상쾌함을 선물하고,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