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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사소함에 뭉클
간절히, 정말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을 때 사람은 기도한다.
몇 날, 몇 달, 몇 해를.
그러나 신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어제 같은 오늘,
아무 일 없는 평온한 순간에도 사람은 기도한다.
그저 감사하고 싶어서, 혹은 마음이 허전해서.
그때도 신은 묵묵하다.
욕심으로 기도할 때나
모든 걸 내려놓은 채 기도할 때조차
신은 여전히 말이 없다.
이쯤 되면,
‘신이 없는 게 아닐까?’라는 의심도 든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 기도한다.
간절한 바람을 담아
말이 아닌 마음으로, 침묵 속에서 조용히 기도한다.
기도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위해 기도했는지도 잊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기도하다 보면
나는 진공 상태가 된다.
비워지고, 고요해진다.
그 속에서 나는 조금 가벼워진다.
신은 말이 없지만,
나는 계속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