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푹 쉬고 싶어요.
한 달에 두 번도 오기 어려운 큰 딸이 이번 주말에 집에 온다고 한다.
아내는 혼자 생활하는 딸자식이 안쓰러워 매번 먹거리를 바리바리 챙겨준다. 이십 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입맛은 초등학생 수준이라 '삼각김밥'을 좋아해서 아내는 손수 삼각틀에 밥을 꾹꾹 누르고 고기앙꼬를 넣어 십여 일 분량의 끼니와 평소에는 눈으로만 먹었던 비싼 과일도 요리조리 많이 담아 챙겨 보낸다.
분명 큰 딸은 집에 오면 푹 쉴 수 있고 게다가 맛있는 요리까지 먹을 수 있으니 먼 거리라도 금요일 저녁이면 집에 오고 싶을 것이다. 그건 당연히 집이라는 평온함이 주는 포근한 안식처인 것이다.
"내일 집 가면 마라탕 먹고 싶어유 ㅠ"
가족단톡방에 큰 딸이 남긴 글을 보자마자 아내는 "오야~" 한다. 그리곤 얼른 냉장고와 부식창고를 훑어보더니 쿠팡에서 즐겨 먹던 마라탕 소스와 재료를 광클릭하고 또 다른 별미를 위해 뭔가를 뒤적인다.
나도 큰 딸이 오는 날이면 마음이 설렌다.
큰 딸과는 MBTI성향이 꽤나 비슷해서인지 말이 잘 통하는 것 같고, 가끔 성질나는 말을 할 땐 둘 다 꽁하니 닫혀있는 것도 비슷하다.
자식 키워보니 부모마음 알겠다는 말이 세상 진리 중의 하나 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큰 병없이 정정하신 아버지이지만 잘 드시는지 잘 지내시는지 드문드문 궁금하고 염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