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닌 공립여중은 핸드볼 특기생을 키우는 중학교로 체육선생님이 모두 남자선생님이셨는데, 그중 임산부보다 더 커다란 살찐 배를 질질 끌고서 12~14살짜리 여자아이들을 더러운 눈으로 훑으며 호시탐탐 노려댔다. 핸드볼 선수 아이들 중 스포츠머리를 해도 여자 아이들에게 조차 인기가 많았던 너무 예쁜 아이들이 있었다. 하교시간이 되면 핸드볼 감독 겸임 체육선생은 핸드볼 훈련을 시키며 꼭야구배트를 가지고 나와 아이들을 두들겨 패고 벌주었다. 배불뚝이라 너무 뚱뚱하여 잘 걷지도 못하면서 감독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핸드볼 선수 아이들을 세뇌시켜 아이들을 성폭행했다는 소문도 떠 돌았었다. 그런데 그 소문이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체육시간에는 몇몇 아이들을 따로 불러서 만지고 더듬어 댔으니 말이다. 소위 드라마에서 보던 술집에서 여자들을 양쪽 겨드랑이에 하나씩 어깨동무를 하고 앉아서 자기가 마음에 드는 아이들에게 볼에 뽀뽀도 하고, 피부가 아기같이 부드럽다며 볼도 만지고, 무릎에도 앉히고, 여자아이들의 팔뚝을 주물럭 거리며 손까지 더듬어 댔으니 말이다. 역겨운 외모에 취향도 확실하여 체육시간만 되면 선택받지 못한 아이들은 운동장 10바퀴를 달리게 시켜두고선 반장, 부반장, 체육부장과 그 아이들에게 얼굴 좀 반반한 애들을 데리고 오라고 시켜서 체육 창고 같은 철문으로 된 체육선생님들의 은밀한 사무실 공간으로 불러서 그 배불뚝이와 다른 남자 체육선생님이 양팔에 여자아이들 1명씩을 끼고 앉아서 몇몇 아이들을 더 불러놓고 손을 주물럭 거리거나 아이들의 몸매를 훑으며 가까이 와서 앉으라 시키며 무르팍을 주물럭 거려댔다. 단순했던 아이들은 운동장 10바퀴를 돌지 않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고, 반장이나 부반장, 체육부장에게 부탁하여 자기들을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하고, 그곳에 들어가 소아성애자들의 취향이 아니면 쫓겨났고, 아이들 중 몇몇 아이를 가리켜 데려오라고 시켰다. 믹스커피를 한잔씩 놓고 마시는 낮은 테이블 양 옆에 마주 보는 긴 소파가 두 개 있었고 거기에서 술집여자들을 부르듯이 아이들을 불러 앉혀서 하던 행동들이 성추행이라는 것은 성인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중학교 내에서 매일같이 12~14세 이하의 미성년자 술집을 만들어서 껴안고 만져대니 얼마나 행복했겠는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취재를 하여 그들의 죄를 지금이라도 낯낯이 까발린다면 참 거대하고도, 큰 이슈가 될 것이며, 요즘 같이 불볕더위와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죄에 비해 벌이 너무 가벼운 성추행과 성폭행에 대한 신속하고 가중된 법제제를 정비할 계기가 되며, 과거의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속 시원한 정의구현이 되지 않을까?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하는 이들을 욕하는 것이고 누군가를 욕하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으니 일석이조의 효과 아닌가? 내가 당한 것이 성추행이란 것도 모르던 것을 보면 과거 우리나라의 성교육실태가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알 수 있지 않는가?
체육부장에게 원치 않는 '간택'아닌 간택이 되어 멀쩡한 체육교사처럼 보이던 남자 선생이 그 더러운 손으로 내 손등을 슬쩍 만졌을 때 나는 운이 좋게 가장 멀리 앉아있었고 그때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서 나가야 했기에 그 이상의 일은 겪지 않았다. 후궁이나 첩들이 싸우던 것처럼 아이들은 이게 성추행인 줄 모르고 몸을 배배 꼬며 '선생님은 oo 이만 예뻐한다.'는 둥의 질투 어린 말을 뱉으며 자길 매번 불러달라, 왜 오늘은 내가 선생님 옆에 못 앉느냐는 말들을 뱉는 아이들을 보며,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상하고 불쾌한 기분에 '이게 뭐지? 왜 이렇게 어둡고 좁은 공간에 불러서 이런 행태를 벌이고들 있지? 이걸 부모에게 얘기해야 하나? 얘기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인가? 얘기하면 담임에게 불려 가 또 고자질이나 한다고 야단이나 맞으려나?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자. 그렇지 않아도 담임과 악마 둘로 인하여 따돌림도 받아 힘드니.'라고 넘어갔던 것 같다.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서 항상 성추행을 하던 요주의 선배가 있다고 조심하라던 과 남자동기들에 의해서 그 선배가 하는 행동이 성추행이며, 과거에 체육선생들이 하던 행동이 성추행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얼마 전에 제작된 JMS교의 피해자들에 대하여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들 하지 않는가? 아무리 세뇌를 시킨다고 해도 저렇게 당하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라고 한다. 그럼 과거에 당했던 성추행을 성추행인지도 모르고, 접대부나 하던 행동을 하던 아이들은 멍청하고 바보 같았기에 당했는가? 전교 1등도 당했다. 전교 꼴등도 당했다. 남녀 성관계에 호기심이 많으며, 남자 친구들과 성관계를 해봤다며 자랑하던 일진들조차도 그 체육교사들이 제게 행한 것이 성추행인지 몰랐다. 선생님에게 다른 친구들보다 예쁨 받고 귀여움 받는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성추행에 대한 무교육과 무지함 때문이었으며, 그런 일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버젓이 넘어가며 동조하던 교사와 사회 통념과 인식들 때문이 아닌가? 아마도 누군가 신고를 했다면 선생들과 경찰들은 얘기했을 것이다. 네 딸이 몸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선생을 먼저 꼬셨다는 둥, 단정치 못해서 그랬다는 둥 결국, 헤픈 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쳤다는 얘기를 했다 해도 고자질을 한다는 무지막지한 교권을 휘두르던 그들.
지금도 교사를 하고 있을 텐데, 이미 법적제재를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흘렀지만, 조사라도 하여, 그들을 공직에서 물러나게 하거나, 연금 등의 혜택을 박탈시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현재는 영악한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성추행의 프레임을 씌워 자살하도록 만드는 시대이기도 하다. 잘못하다가는 억울한 마녀 사냥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겪은 과거의 이들의 행태는 꼭 알려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운동선수촌에서 꼭 코치나 감독들이 성추행과 성폭행을 일삼으면서도 조직적으로 은폐하여 한참이 지난 후에야 밝혀지는 이유가 이러한 과거들이 아직도 해결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모든 문제들을 다 해결하고, 문제가 없는 나라나 사회는 없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풀어나가야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지금 사회 행태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