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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글킴 Jul 13. 2024

15. 그렇게 해도 잘만 컷다.

의사가 하지 말라잖아요!!

SNS 때문인지 덕분인지 육아정보가 넘쳐난다. 육아를 시작한 후 나의 알고리즘은 온통 아기에 대한 것들이다. 찾아보지 않아도 우연히 알려주는 육아정보덕에 몰랐던 팁들을 얻어갈 때가 많다.

얼마전 아기 쭉쭉이를 하지 말라는 내용의 피드를 보았다. 고관절탈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쭉쭉이: 아이가 일어날 때 다리랑 팔을 쭉쭉 눌러주어 키가 크도록 해주는 것

고관절탈구: 다리뼈와 엉덩이가 연결되는 고관절과 대퇴골두가 분리되거나 이탈


지금까지 키 크라며 자고 일어날 때마다 쭉쭉이를 해주었는데 고관절탈구가 일어날 수 있다니 너무 놀라고 아이에게 미안했다. 다시 한 번 찾아보아도 쭉쭉이는 하지 않는 게 맞았다.  


우리 부모님도 시부모님도 아이가 태어나서는 쭉쭉이 많이 해주라고 그래야 잘 큰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남편도 어릴 때 쭉쭉이를 당해(??)왔고 별 문제 없었기에 지금껏 쭉쭉이를 해주고 있었다. 현재 나의 키로 봐서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마나 말이다. 쭉쭉이의 위험성을 알았으니 이제 중요한 건 부모님을 막는 일이다. 쭉쭉이에 지금껏 진심이셨기에 아이가 낮잠자고 일어날 때마다 쭉쭉이를 해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 쭉쭉이 해주실 때 얼른 말씀드려서 쭉쭉이를 막기로 했다.


총 네 분.

결과적으로 두 분은 “큰 일 날뻔했네. 하지 말아야겠다.”

두 분은 “다 그렇게 키웠어.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였다.

의사가 위험하다는데!!!!


쭉쭉이뿐만 아니다.

1. 배고프다고 하면 무조건 먹여라!

* 권고사항: 모유는 맞는 말, 하지만 분유의 경우 하루에 1000ml이상 먹으면 간에 무리가 갈 수 있음

2. 엎드려 재워라.

 * 권고사항: 영아 돌연사가 될 수 있으니 하늘보고 재워야 함

3. 딸꿀질하면 보리차 먹여라!

 * 권고사항: 이유식 시작하는 시기(보통 6개월 이후)부터 섭취. 심하면 분유타서 살짝 먹일 것

4. 아기 춥다, 꽁꽁싸매라.

 * 권고사항: 22-25도 정도가 적당함.


4번은 지난 글에서도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가 살을 보이는 것만큼은 받아드리시기가 어려운지 여전히 우리 부부가 잠시 나가면 아이는 어느새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있다. 흥건해진 아이의 등을 만져보시고는 어느정도 머리로는 받아드리신 것 같지만 마음으로는 아직 못 받아드리신 것 같다.


어른들의 말도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도 남편도 그리고 우리 또래 모든 아이들은 쭉쭉이도 받고 보리차도 먹고 꽁꽁 싸매져서 컸다. 그래도 별 탈 없이 컸다. 그래서 반대되는 이야기가 이해가 되지 않으실 것 같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육아를 하지 않는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해도 “우리도 다 크렇게 컸는데 별 일 없었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엎드려 재우지 않는 것을 부모에게 교육한 후에 영아돌연사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있으니 별 일이 없어서 다행이고 별 일이 있을 수도 있었다고 해석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혼자 키울 수도 없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랑을 많이 받을 아이로 키우고 싶어 앞으로도 많은 부분에서 어른들과 다른 의견이 있을 것 같다. 권고사항은 다시 바뀔 수도 있다. 원래 이유식 시기도 4개월 이후였다가 최근에는 6개월 이후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너무 조바심을 갖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에 대해 잘 모르니 열심히 오랜 기간 이 분야에 대해 연구한 의사들의 권고사항을 따라보려고 한다. 따라서 그렇게 안해도 잘 큰다, 그렇게 해도 잘 큰다.“보다는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기대해본다.


* 오늘도 셀프 쭉쭉이하며 잘 크고 있는 우리 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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