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도서관_글: 안토니스, 디카이오스 / 그림: 미르토
얼마 전 국제도서전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얼리버드로 구매했지만 개인사정으로 인해 가지 못했다는...)
하지만 국제도서전의 인기는 사람들에게 물음표를 던졌습니다.
'책의 판매량은 줄어들었다는데 왜 국제도서전은 이렇게 인기가 있었을까?'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 '나 이런 데 가는 사람이야.'를 보여주려는 SNS인증을 위해 가는 거다.
- 책보다는 굿즈를 좋아하는 거다.
- '전시'를 좋아하는 하나의 문화로 봐야 한다.
책을 좋아해서 사람들이 많이 가던 책과 관련된 상품이나 이미지가 좋아서 가던.
결국 '책'이 기반이 되는 거라면 환영받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책과 도서관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늘 소개해드릴 '아낌없이 주는 도서관'은 제게 이런 물음을 주었습니다.
책의 주인공 소포클레스는 아빠와 함께 처음 도서관에 갔습니다. 이것저것 살펴보고 책을 한 권 골라 대출도 합니다. 소포클레스는 금방 책의 매력에 빠져듭니다.
아이는 다양한 책의 주인공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이야기 속 용감한 기사에게 '용기'를 선물로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러 지식을 알려주기도 하지요. 때로는 이해하지 못할 말을 건네고 어려운 수수께끼를 내서 고민에 빠지게도 합니다. 웃음을 주기도 하고 어려운 낱말을 알려줘서 어른들에게 써먹을 기회를 노리기도 하고요. 상상에 빠지기도 하고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기도 합니다.
아이는 책을 다 읽고 조금 슬퍼집니다. 왜냐면 도서관에 책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마음에 드는 곳을 빼서 돌려줄 수 없냐고 묻지만 엄마는 '모두' 돌려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다시 도서관에 간 아이는 깜짝 놀랄 말을 듣습니다. 책에서 사귄 친구들과 용기라는 선물은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입니다. 사서 선생님께서 책'만' 돌려달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니! 그건 전부 다 네 거야."
그리고 아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도서관은 뭐든 아낌없이 주는 곳이네요!"
제가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돌려주지 않고 제 것이 된 건 무엇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최근에 '매일의 영감 수집'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이 책을 읽고서는 구매한 물건의 스티커 하나, 카페에서 주는 휴지 한 조각도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등의 질문을 떠올리고 찾아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일상에서 그냥 버리거나 지나쳤던 것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 덕에 일상이 조금 더 풍성해져서 참 큰 가치를 제게 선물한 책입니다.
한비야 님의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도 제게 큰 영향을 미친 책입니다. 중학교 2학년 말에 3학년 선배님들 졸업한 교실을 청소하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여행과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돕는 일에 관심을 갖게 해 준 책이거든요. 아마 이 책이 아니었다면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꿈을 꾸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며 돌이켜보니 책을 제게도 '용기'라는 선물을 주었고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네요. 이 주제로 글을 쓰다 보니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 더 커졌습니다. 소포클레스가 받은 것 모두 어쩌면 더 많은 것을 책에서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사랑을 이렇게 그림책에 대한 글을 쓰고 독서교육을 하며 돌려주기도 하고요.
독자분들을 책에서 어떤 선물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