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Break time
2026-02-03
4.94km
43:53
7'23"
288kal
뙤약볕 밭일을 서너시간해도 지치지 않았었는데 요즘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피곤이 도통 풀리지 않는다. 월요일 같은 매일이 반복되다보면 다시 월요일이다. 정신을 차릴 틈도 사이도 없다. 이렇게 살다가 죽지 싶다가도 기운을 내본다. 노래부르며 남편과 제천 밭에 굴러다니던 때가 그립다.
목단은 겨울을 잘 나고 있을까? 겨울 되기 전 심은 노지 시금치는 어떻게 되었을까? 작년 재미 좀 보았던 마늘은 겨우내 싹이 텄겠지? 밭에 못 가본지 몇 달이 되니 소식이 궁금해졌다. 잘 알지도 못하는 농사를 짓겠다고 설쳐대던 때가 벌써 몇 년 전이다. 이제는 굵직한 5년 땅두릅이 순을 내기 시작하면 그 향이 코 끝을 사르고, 청록빛 산마늘의 잎이 싱그럽게 반들거리며, 순이 굵어진 아스파라거스가 푸릇해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장화 속 이리저리 제 멋대로 요동치는 작은 발로 밭을 누비다보면 꿩이 날아가고 새들이 저들만의 언어로 어찌나 씨끄럽게 재잘대는지 남편은 새들의 알 수 없는 언어에 머리도 마음도 쉼을 얻는다고 했다.
며칠 몸이 움직이질 않아 뛰기 싫었다. 갱년기가 오고 있는 것인지 과로로 몸이 피로해서 그런 것인지 풀썩 누워버리면 잠은 오지 않는데 몸은 한없이 꺼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도 오늘 새벽도 달렸다. 뛰다보면 나아질 것 같았지만 고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올해 유일한 목표인 하프마라톤을 달릴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어제 오늘 같은 컨디션이면 결코, 완주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뛰다보면 러너스 하이가 올 법도 한데 지난 주 된 통 체하고 만신창이가 된 후, 몇 번을 뛰었지만 컨디션 난조로 러너스 하이는 찾아오질 않았다. 조금 쉬어야 겠다. 5km도 체 달리지 못해 가다쉬다를 반복했었던 내가 10km를 뛰고 하프 마라톤 출전을 목표삼아 달리고 있다니.... 누구는 기록을 논할 때 난 가능성을 논했지만 그래도 이것도 과욕이었다면 과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직장 생활에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은 점심 식사 후, 하루 겨우 30분. 그래서 그런 것일까? 눈으로 해를 담뿍 담아보지만 전해지지 않는 햇빛의 영양분 탓에 파리하게 생기없이 늙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목요일이 입춘이라 했다. 잠시 움츠려 쉼을 얻은 후, 다시 달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