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날들』 시작합니다

1세대 회고록

by 꼭두

『어머니의 날들』 시작합니다

1세대 회고록


세 세대 회고록 『세 사람의 날들』 1부 『어머니의 날들』을 시작합니다.


한집 세 사람


brunch.co.kr/@kkokdu 페이지는 3개의 브런치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북인 『어머니의 날들』은 1세대인 제 어머니의 회고록입니다. 두 번째 북인 『그의 날들』은 2세대인 저의 회고록입니다. 세 번째 북인 『아들의 날들』은 3세대인 제 아들의 회고록입니다.


세 세대의 회고록을 동시에 써서 하나의 책으로 묶어내고 싶습니다. 제게 남겨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에 꽤 서두르고 있습니다.


1부 프롤로그 첫 줄에 '시작합니다'라고 적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1세대 회고록은 이미 매거진으로 쓰기를 마쳤고, 그 글을 브런치북으로 이사하는 일이기에 '옮깁니다'가 맞겠네요.


쓰기를 마친 1부를 옮기면서, 동시에 새로 쓰는 2부와 3부는 주간(週刊) 3화(話)를 약속한 요일에 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어머니의 생(生)에서, 한집에서 가장 오래 함께 산 이는 남편이 아니라 아들인 저입니다. 남편인 제 아버지가 귀천(歸天)하신 지도 벌써 30년이 지났거든요. 두말할 것 없이 제가 가장 오래 함께 산 사람도 우리 어머니입니다.


2025년 현재, 제 아들이 26살이 될 때까지 세 세대는 한집에서 살았답니다. 지금은 저와 제 아들 둘이 서울의 도심 속 귀곡산장 같은 집을 지키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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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생(生) 세 시절


제 어머니는 생은 대략 세 시절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태어난 1938년부터 1962년까지 고향 마을에서의 생활이 시작이죠. 이 시기인 1960년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머니 집마당의 초례청에서 혼인하셨습니다.


충청도 공주의 아주 작은 마을에서 제법 넉넉한 집의 맏딸로 태어나 당신의 표현대로라면 '천방지축'으로 사시다가, 같은 마을의 가난한 선비 집안이었던 5대 종갓집 맏며느리로 3년을 지내신 후, 비록 빈손이었지만 두 분은 서로의 그 손을 꼭 잡고 서울로 올라오십니다.


품안에는 두 살배기 큰딸을 안고, 뱃속에는 아들인 저를 가지신 채로.


두 번째 시기는 그때부터 1996년 남편을 떠나보낼 때까지입니다. 어머니로서는 남편과 진짜 신혼의 시작부터 이별까지를 경험한 시절이네요.


그 시기, 서울에 우리 집을 손수 지으셨고, 자식도 하나 더 두었습니다. 세 자식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는 모습까지 지켜볼 수 있었지만, 어머니에게는 고향에서의 종부 시집살이 3년만큼이나 고단했던 시기입니다.


그 시기에 삶의 우여곡절이 많기도 했고, 특히 어머니의 평생 자랑이셨던 남편과의 이별을 너무 이른 시기에 급히, 허망하게 겪어내야 했기 때문이죠.


마지막 세 번째 시절이 남편을 떠나보낸 후 2025년까지가 되겠네요.


이때 역시 당신의 어록을 따르면, 뜻밖에도 '내 인생의 봄'이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불꽃처럼 사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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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話者)와 기록


지상파 TV에 시니어 토크쇼로 꽤 유명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시니어 상당수를 시청자로 장악한 제법 시청률 높은 주말 예능교양 프로그램입니다.


어머니는 생의 세 번째 시절에 그 프로그램에서 거의 고정 패널로 10년을 넘게 출연하셨어요. 나중에는 숫제 동네에서 연예인 대접을 받을 정도였죠.


제게는 불만이 많으셨어요. 남들은 이 프로에 한 번만 출연해도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는데, 내 자식들은 도대체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녹화 전 방송작가에게 원고를 제출하는데, 혼자서 폰 워드패드 앱을 켜놓고 거의 1박 2일을 넘겨가며 씨름하십니다.


어느 날 제가 한번 먼저 보자고 했죠. 아, 충격받았습니다.


어머니가 배운 일제강점기, 6.25세대의 맞춤법은 지금으로서는 거의 난수표 수준이더군요. 판독 문제를 넘어 뭔가 남사스럽다 싶어 처음에는 오탈자 교정과 띄어쓰기 같은 맞춤법 교정을 해드렸죠.


그러다가 나중에는 결국, 온전히 '구술대필'이 되고 말았답니다.


『어머니의 날들』에 올라오는 모든 글은 마땅히 어머니의 시점(視點)이고, 따라서 화자(話者)도 어머니입니다. 어머니의 특별한 기억력과 입담 덕분에 볼 수 있는, 제가 다른 곳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아주 구체적인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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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어머니의 날들』


많은 글이 어머니의 방송국 출연 당시에 작성된 구술을 기초로 합니다.


이 구술기록은, 20여 년 넘게 아들을 혼자 키워내느라 세상과 연락을 끊었던 제가, 두 개 정도 다른 홈페이지에 올렸던 적이 있지만 어디에도 공개한 적 없는 기록입니다. 방송작가들에게도 한 번의 방송녹화를 끝내면 사라진 기록이었고요.


그 초고를 다시 꺼내어 새롭게 글로 정리하고 편집해서 『어머니의 날들』에 올렸습니다. 많을 때는 하루에 세 개까지 올릴 수 있었던 건, 제가 뭔가에 쫓기듯 서두른 것도 있지만 이 초고들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결국 『어머니의 날들』은 아들이 구술대필하는 어머니의 회고록이 되겠네요. 화자는 어머니, 기록은 당신의 아들이.


40화의 어머니 구술기록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는 제 글 4화를 더해 모두 44화의 글 쓰기를 매거진으로 마쳤고, 이제 브런치북 『어머니의 날들』로 옮깁니다.

브런치북 글의 수 제한으로 1, 2 두개의 북으로 나누었습니다.


'왜 서둘러 2세대 회고록도 묻어가려 하는지'의 사정은 2부 『그의 날들』 프롤로그에서, '불과 20대 청년인 3새대 회고록은 또 웬 갑툭튀인지'의 사연은 3부 『아들의 날들』 프롤로그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부터, 세 세대 회고록 『세 사람의 날들』 1부 『어머니의 날들』을 만나보시죠.


2025년 11월 5일

꼭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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