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순에서 배우는 추진력과 유연함 / 세뿔석위

(62화) 특수성과 보편성의 균형

by 로데우스

주먹 쥐고 일어서

별을 보듯 꿈을 꿔
세 뿔이라 놀리지 마라, 이것이 내 삶이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EZzvy7LnFIlTrsCD9KAO9ywwUTM%3D 세뿔석위가 꿈틀거린다.



아기손을 닮은 고사리라는 표현이 나이가 들수록 줄고 삭막해지는 현실에서 양치식물은 점점 멀어진다. 그런데 은퇴 후 발견한 양치식물은 나의 살아가는 힘이 되었다. 고사리 새순이 꿈틀거리며 올라오는 모습에서 꿈을 본다. 나선형 속의 비밀이 서서히 풀어지며 만드는 모습은 아기들이 태어나 장래의 꿈을 꾸는 모습을 닮았다. 새 생명이 갖는 무한한 가능성, 그것은 거친 삶을 이겨나가는 힘이 되리라.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7IzbGhWRrhIo4%2BwiOsDVvDbmUBo%3D 힘내라, 주먹 줘!



양치식물의 새순의 모양은 형형색색이란 말처럼 생명의 찬가를 부르듯이 꿈틀거린다. 저마다의 개성을 자랑하며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새순의 모습을 보는 인간의 눈은 아전인수의 시각처럼 다양한 표현을 쏟아낸다. 프랙털(Fractal), 스피라 미라빌리스(Spira mirabilis) 등 지식의 향연이다. 그러나 나는 발로 뛰는 현장 답사와 재활이란 어려움을 견딘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체득한 해석'을 말하고 싶다.

양치식물 이야기 전반부를 쓴 1년의 시간이 지나고 후반부에 돌입한 시점에서 뱉어내는 나의 숨소리는 거칠어졌다. 그간 양치식물 이야기를 전개하는 힘은 재활의 고통 속에서도 꿋꿋하게 60여 편의 이야기를 밀어붙였던 치열한 질주였다. 몸과 마음에서 느끼는 힘에 부침은 온 힘을 쓴 후의 쉼을 요구하는 몸과 지친 마음이다. 그런 와중에 문득,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보였다.

제주살이 중 제주와 김포를 오가며 몸으로 느꼈던 비행기의 육중한 이륙의 에너지가 아마도 나의 전반부의 원동력이었으리라. 그렇다면 후반부는 좀 더 쉽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시각은 바로 희망이고 힘으로 다가온다. 이것은 고사리의 새순이 나에게 던져준 시그날인지도 모른다. "학자들은 자신의 지식으로 양치식물을 평가하는데, 당신은 체험과 경험으로 우리를 보는군요." 이렇게 생각하자 다시 힘이 나는 것 같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1IRdIyn0TKKdfuna1W6iGlbdjEE%3D 세뿔석위는 절벽에 붙은 고고한 삶이다.


세뿔석위 새순이 자라는 모양을 보면 처음에는 흰 비늘을 뒤집어썼고, 비늘은 점차 붉어지면서 새순은 줄기를 올린다. 나선형의 귀여움이 풀리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잎을 펴는 모습이고, 새 잎의 표면에는 무수한 별모양의 털(성상모)이 있다. 새순이 밀어붙인 힘을 유연성으로 변환하는 모습과 별처럼 반짝이는 털은 후반부의 양치식물 이야기에 희망을 주는 영감으로 다가온다. 이 희망은 전반부의 관념적인 희망이 아니라 삶 속에 묻힌 체화된 꿈이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절벽의 메마른 틈에서 고고하게 살아가는 세뿔석위는 어쩌면 나의 지방살이를 닮았다. 두 집 살림을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제주에 이어 통영에 살면서 꽃을 찾으며 즐기는 모습은 세뿔석위의 생태를 닮았다. 자연의 모습을 나의 삶에 투영하는 시니어의 마음은 이끼의 삶에서 배운 "나니까 간다"라는 뚝심이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2290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MD%2BA%2FxDGDFneEEbVVSFVKKk13UU%3D 세뿔석위 어린잎 표면 별모양의 털이 산재해 있다.


펼침, 꿈... 모든 사람들이 그리는 희망이다. 이제 보인다. 양치식물이라는 특수 렌즈를 통해 우리의 삶이란 보편성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나의 양치식물 이야기 후반부가 가야 할 길인 것 같다. 현대 사회가 직면한 통합의 문제도 특수성과 보편성의 균형이라는 추를 조정하는 것과 같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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