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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데우스 May 01. 2024

변비로 고생하다 11일 만에 휴~

시니어 살아남기 - 애기똥풀

낙상사고, 계곡탈출, 제주탈출, 수술, 입원 등

연속된 스트레스에 생리 기능도 길을 잃었다.

약까지 먹으면서, 11일째 젖 먹던 힘까지 쏟아부었다.


애기똥풀


나의 생리기능은 무척 까다롭다. 집을 떠나면 생리기능을 잃어왔다. 외출을 하는데 아침에 일을 못 보면 불안한 마음까지 든다. 그래서 아침에 무조건 일을 보는 것이 습관화되었다. 


그런데 이번의 낙상사고는 충격적이었다. 그 스트레스가 몸의 경직을 불러왔다. 서귀포의료원에서는 소변검사도 못했다. 제주에서 수원으로, 2번의 수술, 머리 꿰맨 자리 붕대, 팔과 다리에 깁스 그리고 수술 병원의 열악한 화장실 등 스트레스가 도를 넘는다. 몸이 아예 얼어붙은 것처럼 생리기능을 잃었다.

 

1주일이 지나자 걱정이 되었다. 변비약을 처방해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 의사와 간호사가 변을 보았느냐고  물어보는데 창피할 뿐이다.  신호가 와서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 변기에 앉기까지 너무 힘든 절차를 거쳐야 하니 그 사이 또 신호가 없어진다. 하물며, 허탕치고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여자 환자가 휠체어에서 기다리는 상황까지 연출되어 황당했다.

 

관장 얘기가 나오니 겁이 났다. 수술한 다리보다 변비가 더 걱정거리가 되었다. 마음은 단단히 먹었으나 몸은 말을 듣지 않는다. 드디어 11일째 진하게 마음먹고 변기에 앉았다. 휠체어를 붙들고 젖 먹던 힘까지 쏟아부었다. 머리에서 진땀에 나고, 하체의 통증은 왜 이리 견디기 힘든지... 


용을 쓰고 넋을 잃은 정도가 지나서야 겨우 휴~ 날아갈 것 같고, 온몸의 피가 통하는 듯한 기분이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이 최고의 건강법이란 말이 이해되었다. 웹소설에서 보았던 임신부의 변비의 아픔을 연상했다.


터어키 여행 중 이스탄불에서 겪었던 소변을 참았던 에피소드는 갱신되었다.  열흘 동안 나오지 않아 대장에서 굳고 굳어지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변비가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낙상사고가 던져준 무지막지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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