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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데우스 May 03. 2024

2개의 방울 달린 애기가 되었다

시니어 살아남기 - 애기방울난초

방울 달린 애기가 된 입원생활

뉘어주고, 씻겨주고, 입혀주고,

화장실 앉혀주고, 휠체어는 유모차


애기방울난초


코로나 시대의 입원 생활은 외톨이 신세다. 면회객도 올 수 없는 병실은 적적하다. 오로지 아내와 함께였다. 얼굴은 꿰매고, 왼손과 왼발은 반깁스를 했다. 다리는 심장보다 높이고, 수술 부위는 얼음찜질을 계속한다. 입원 2주 동안은 누워있는 침대생활이다.

 

수술 후 며칠간은 꼼짝없이 누워만 있었다. 침대에 누운 아기일 따름이다. 숟갈질 외에는 혼자 하는 것이 없다. 병원용 소변기를 대주는 것, 일회용 거품종이로 몸을 닦는 것, 병원 가운을 입혀주는 것,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것, 화장실 가서 앉는 것 등 모든 것이 아내의 보조를 받아야 한다.


애기방울난초는 엄청 희귀한 난초이다. 땅 속에 있는 알줄기가 2개가 있기 때문에 방울난초이고, 방울난초 종류 중 특히 작아 애기방울난초이다. 낙상사고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내의 신세가 방울 달린 아기가 된 것이다.


손발이 묶여있느니 이동과 거동의 자유가 제한되고, 코로나 시대이니 말 붙일 사람이 없다. 오직 엄마만 찾는 아기처럼 아내에 의지해야 하는 낙상자의 아픔이다. 갑갑하여 병원 로비라도 갈라면 휠체어에 앉아야 한다. 그러나 팔을 사용할 수 없어 휠체어는 아내가 밀어야 한다. 유모차에 탄 아기처럼 로비의 마스크  쓴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 병실 밖 외출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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