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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필 Jul 13. 2024

두고 온 마음


교정은 언제나 들썩였다
공부보다 그것을 뺀 나머지에 몰두했다
다들 사랑들을 했고
나 또한 단발머리 널 짝사랑했다
아무런 때 한 발짝 더 다가선 줄 알았고
얼마 안 가 이 모든 걸 의심하곤 했다


가질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걸 깨달을 즈음
뽀뽀하는 게 다 사랑이 아니란 걸 알았을 때
마지막 교실종이 울렸다 떠들썩한 교정도
함께 까먹던 도시락 속 반찬도
네 옛날 집도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허나 그 느낌만은 오래 두고
닦아 온 탓에 모든 건 애틋하기만 하다


우연히 널 마주치던 때가 있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너를
20년이 지나야 만날 수 있었다
지금이 아녔으면 또 기약이 없었겠다
행복하다 했고
둘째가 엄마를 참 많이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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