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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필
Oct 16. 2024
아직 들려오기에
슬픈 생각을 했던 것 같아
이 모든 눈물과 허무.
켜켜이 쌓여가고 그래서 때론 참을 수 없는 감정이었어
마른 공기가 떠도는 아침. 난 걷고 있어
호기롭게
나선 길이었지만
더 걸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줄곧
나를
괴롭혔
어
힘이 빠져가고
맹목적인
걸음은
길 어딘가에서
지치기 마련이지
쉬어가지만 도약하는 마음은
없었지
오, 체념해 가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으
면
좋겠어
그날의 환한 날에 비하면 지금의 난 아무것 아냐
너와 나의 지난 것들은 여전히 의미였기에 감당하기 벅찬 그리움이 되어 있어
모든 건 멀어지지만 사랑이었고 한때는 전부였었네
받아 적어 시집으로 엮어왔었지
지금
이게 다 무어지
슬프다는 말을 막아보지만 차고 넘치는 단어였어
사랑이란
그 끝을 늘 준비해야 하는 슬픈 일.
그날은 발밑까지 밀려왔고 전에 없이 차갑고
두려워 떨려오는
것이었지
난 홀로 걷고 있어
네게로 가고 안고 싶은데 그러할 수 없는
날
도 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닫는 중이야
하루가 겹쳐지다 보면 넌 그만큼 멀어지고 또 알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던 걸.
나는 미련하는 사람으로서 값싼 충고를 마땅히 받아도 될 사람이 돼있
어
사랑이란 늘 이렇게 잔인해
깨져버린 작은 잔을 들고 있는 것과 같지
사랑할 때 들고 나누던 그 잔
나만의 미련에 상처 입어도 그 잔을 잡고서 놓질 못하지
keyword
체념
허무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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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리다 그려냈다
25
지금 비록 비어있지만
26
내게로 물어온다면
27
아직 들려오기에
28
너와 나의 바다
29
내게서 반드시 무엇인가 되곤 한다
떠올리다 그려냈다
김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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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와 시를 씁니다 시집 '그저 이 밤이 좋아서'를 출간 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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