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는 힘
당신은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하십니까?
위의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현대사회는 TV, 스마트폰 등 각종 매체들이 우리를 혼자 있게 놔두질 않는다.
TV를 틀면 여러 OTT서비스들에 한 눈 팔고 나면 시간이 사라져 있다.
스마트폰의 각종 SNS나 어플들도 더하면 더했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과연 진짜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갖을까?
아마 많은 사람들은 역시나... 핸드폰을 하거나 영상을 본다고 얘기할 것이다.
소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자기계발을 하거나 할 게 없어 잠을 청할 거다.
이 짧은 글을 보고서 현재 자신이 혼자 있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쓰고 있는가?
에 대한 대답으로 '맞다' 라는 대답을 한다면 다행이다.
아는것만으로도 이 무의미함을 유의미하게 바꿀 기회가 생긴것이다.
이들은 나와 같이 층을 올라가도 될 사람이다.
나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이 길었던 때가 인생에서 두 번이나 있었다.
한 번은 초등학생 때였고, 나머지 한 번은 대학교 졸업을 하고 나서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일이다.
아버지의 사업 시작으로 우리 집은 새로운 위기와 기회의 국면에 마주한다.
어머니까지 아버지의 사업전선에 뛰어들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오후의 집은
나 혼자만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형은 형이 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여 학원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오히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그때 당시에는 학원붐이 일어나 친구들 모두가 방과 후에는 학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천진난만해하며 놀이터에서 항상 노을이 질 때까지 친구들과 놀았던 시간은 점점 사라졌다.
아마 이때가 첫 번째 혼자만의 시간을 버티기 시작했던 시간이라 생각한다.
버틴다.
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시간을 보낸다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행히 게임을 좋아했던 나에게 이 시간을 버티기 위해서는 게임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항상 방과 후에 집에 오면 가방을 벗어던지고 바로 컴퓨터 앞에 앉곤 했다.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버티기 위해 기껏 한다는 게 '게임'이었다.
그렇게 공부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하던 아이는 점점 공부와 담을 쌓게 된다.
하지만 5학년 첫 중간고사에서 받은 빨간 비가 우수수 내리는 채점된 시험지를 보자
나는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그렇게 처음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없애버리는 계기가 된다.
스스로 근처에 있는 학원에 가서 테스트를 본 후 부모님께 학원에 다니겠다고 먼저 말씀드렸다.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결코 좋지 않은 방향이라는 걸 깨닫는 데까지 자그마치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을 나는 도망쳤었다.
아니. 탈출했다.
대학교 졸업했을 때의 일은 또 어떠한가.
살얼음판이 돼버린 취업시장은 취업깡패라던
<전. 화. 기: 전기. 화학. 기계 공학과의 줄임말>의 위엄도 얼려버렸다.
기계공학과를 나온 나로서 한참 대학을 다니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선배들의 에스컬레이터급의 취직현황 덕분에 자만을 많이 하고 있었다.
사실 선배들의 피땀 나는 노력도 있겠지만 나와 동기들에게 보인 선배들의 모습은
기계공학과를 나왔더니 취직한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뼈아픈 광탈을 맛보고 수없이 많은 우리나라의 기업들이란 기업들에 대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문을 조그맣게 열고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려 아등바등했던 그 당시의 취업시장은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백수로의 삶은 세상과의 단절을 야기시켰다.
약 반년의 취업전선에 대한 도전과 실패는 수없이 높았던 내 자존감을 점점 박살 내기 시작했다.
중요한 건 뭐가 부족해서 떨어지는 줄 알 수 없으니 답답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아마 어느 기업에서라도 일이라도 시켜준다 하면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넘치던 백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름 준비해 둔 스펙은 오히려 더 평범해 보이기 시작했다.
반년의 취업준비는 어떻게 보면 실패였다.
나를 찾아주는. 나를 필요로 하는 회사는 없었다. 이게 정답이다.
(어쩌면 내 눈이 높았을 수도 있다. 이것도 맞는 말이다.)
반년 뒤.
나는 많은 생각과 고뇌를 갖고 딱 한 가지 목표를 갖은 채로 아버지의 사업을 돕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된 거 죽기 살기로 아버지의 사업을 더 큰 기업으로 만들어 보이겠다는 목표.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다가 가까스로 탈출을 했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볼 땐 약간 한심 그 자체로 보게 된다.
물론 과거의 나란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고 경험했느냐로 현재의 내가 존재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기에만 급급했던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현재 <B22층>에 있는 나는 인생에서 세 번째로 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고 있다.
언제나 그랬지만..
다시 혼자서 이 지하실을 탈출해 지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너무 깊은 수렁에 빠져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지나간 일에 내 모든 걸 던져버리기엔 아직 살아가야할 시간이 너무 많다.
그럴수록 더 빨리 올라가기로 다짐했다.
B22층에서의 나는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앞으로 지상까지. 그리고 더 높이 올라갈 체력.
나머지 층들에서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지식.
앞으로 지상에 올라가게 되면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한 발판을 만들 재력(부)
수없이 높은 층에 올라가며 만나게 되고 함께 하게 될 사람들에 대한 상상.
'나'라는 사람에 대한 주체 찾기.
이렇게 다섯 가지를 준비했다.
웜업은 없다.
바로 실행했다.
지나간 두 번의 혼자 있는 시간은 많이 외롭고 하루하루가 버거웠다.
누군가 도움을 주길 바랐고, 누군가 손 내밀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지금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는 나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더 이상 누군가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스스로 고립하고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서 나란 사람의 성장을 무한히 하려고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기 위한 힘은 결국 내가 스스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있었다.
B22층은 오히려 그걸 알게 해 준 고마운 층이다.
B23층보다 더 어둡고 조용한 이곳은 오히려 나를 더 발전시키기에 충분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잠시 층을 올라가는 걸 멈추고 스스로를 업그레이드시킨다.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올라가야 다시 지하로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힘들지 않게 올라갈 것이다.
문을 열면 닫혀버려서 내가 열고 온 문을 다 열어놓고 갈 수 없는 게 아쉽지만
그만큼 과거에 대한 미련과 후회를 버리라는 뜻이겠거니 생각해 본다.
앞으로 있을 미래는 또 어떻게 될지 상상을 해본다.
목표를 적고 상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시각화를 하고 많은 것들을 적는다.
그렇게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자..
생각했던 것만큼 큰 일들이 더 이상 큰 일로 다가오지 않았다.
이미 일어난 일들이고 나에겐 부정적인 일들이므로 가까이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B22층을 계속 있는 것도 좋지만 너무 오랜 시간을 이곳에서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이번 층에 오고 나서 가장 먼저 시작했던 일은 내게 도움이 되는 책을 찾는 일이었다.
저번주 토요일에 약속도 있을 겸 일찍이 집을 나서 강남 교보문고에서 2시간 동안 여러 책들을 봤다.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책을 찾았다.
바로 밥 프록터의 <부의 확신>이었다.
서점에서 앞부분을 읽고 나서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읽고, 출근하면 아침밥 먹으며 읽고, 퇴근하면 1시간씩 읽고 잠들었다.
신기한 건 이 책은 일주일 동안 나를 변화시켜 준 책인데 제목과 달리 '부'에 대한 정의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책에서는 오히려 인생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마인드셋과 그 마인드셋에 도움을 줄 패러다임의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패러다임을 이해하기 시작하자 B22층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며 당장에 뛰어 올라가고 싶은 마음을 겨우 참았다.
정말 빠르게 책을 읽고 또 봤다. 아마 내 인생 책중에 하나로.. 내가 죽을 때까지(?) 책의 종이가 너덜 해질 때까지 계속 읽고 씹고 삼킬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제일 와닿는 명언을 소개하고자 이렇게 장황하게 소개했다.
나는 이 명언을 보며 엄청난 내 안의 떨림을 느꼈다.
나만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겐 이 명언이 엄청난 도움이 될 거라 여긴다.
나와 같은 실패와 낙하에서 다시 올라오는 계기를 마련해 줄 하나의 도움이 될 명언이길 바란다.
성공은 가치 있는 이상을 계속해서 현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얼 나이팅게일
성공이란 건 내가 목표한 바를 이뤘을 때가 성공이라 한다.
많은 돈을 갖고 명예가 있다고 다 성공한 게 아니라 한다.
(물론 그게 목표였다면 성공한 게 맞겠지만.)
아직 다다르지 못한 성공을 계속해서 이루다 보면 그게 현실이 되고 또 다른 성공을 하러 나아간다는 이 말이 요새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앞으로는 마음먹기에 따라 더 많은 층을 한꺼번에 올라갈 것이다.
가치 있는 이상은 항상 내 머리 위에 있다.
그러므로 올라가야 한다.
늦지 않게 천천히 그리고 때로는 빠르게 내가 원래 있던 높고 원대한 성공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오늘도 올라가는 문을 선택하여 다음층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