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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넓은샘 Nov 11. 2024

출근 시간, 공원

스물여섯 번째 시





빠르게 스쳐가는 사람들,

바쁘게 움직이는 발걸음,  

시간을 확인하는 시선들


차들은 도시의 소음을 끌고 가고  

누군가는 또 다른 하루를 향해  

숨 가쁘게 나아간다


라떼 한 잔을 들고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


바람이 나뭇잎을 살짝 흔들고  

햇살은 나무 사이로 내려와  

잔잔하게 나를 감싼다


이 순간, 시간은 천천히 흘러  

오롯이 내 것이 된다.  


걸음은 가볍고,  

따뜻한 라떼의 향이  

공기를 타고 퍼진다


마치 아무 일도  

급하지 않은 듯,  

나는 이 여유 속에서  

스스로를 잃고, 다시 찾는다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시간,  

이 작은 공원 안에선  

잠시 멈춰도 괜찮다


여기서,  

한 잔 다 마실 때까지  

세상은 나를 기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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