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름, 떠남, 그리고 떠돌아다님
스물다섯 번째 시
머무름, 우리가 일상 혹은 생활이라고 부르는 것. 어제 잠든 곳에서 오늘도 잠들고, 어제와 구분되지 않는 오늘을 보내는 것.
떠남, 이사 혹은 결별. 이 순간까지의 무언가와 분리하고 차별화하는 것. 전환이 될 수도, 그냥 종료가 될 수도 있음.
떠돌아다님, 도착지가 불명확한 이동. 우리가 여행이라 부르는 것. 떠남이 이전과의 분리라면, 떠돌아다님은 다시 돌아올 예정인 것.
우리네 삶이란, 주로 머물러 있다가, 가끔 떠돌아다니고, 종종 떠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