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해방』 (2)불확실한 길 걷기 - 나만의 산책길 만들기
오늘 아침 버스에서 내리면서 버스 기사님이 해주신 말이다. "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오늘 행복하면 일주일이 행복하대요! " 오늘 만난 버스기사님은 항상 내릴 때마다 인사를 해주신다. 오늘 아침에는 기분도 안 좋고 정말 일하러 가기 싫었는데 기사님의 말 한마디에 사르륵 마음이 풀리고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도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오늘의 미션 이야기는 나의 미지의 세계 개척리시트 중에 "불확실한 길 걸어보기"이다.
이번 미션은 우리 집 강아지 해랑이랑 같이 하기로 했다. 산책을 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의 산책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책길로 가는 것 그게 낯설었다. 우리 동네에는 조그만 산이 하나 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랑 같이 자주 갔었던 곳인데 이번에 그 산에 갔다가 우연히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오, 좋아. 이 길로 미션 하면 되겠다! 한 번도 안 가본 새로운 길이잖아"
나는 내가 이 길의 끝까지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10분 정도 걷다가 잽싸게 내가 아는 길로 다시 돌아왔다. 인적도 없고 바로 옆 풀 속에서 뭐가 있는지 바스락 소리가 났다. 좀 더 가니까 바람에 나무가 세게 흔들리고 바람소리에 겁이 나서 다시 돌아왔다.
나도 처음 가는 길이라 낯설었지만 우리 집 강아지 해랑이도 쫄보라 같이 무서워했다. 아무래도 내가 무서워해서 그런 듯하다:
"도움 안 되는 강아지, 같이 무서워하면 어떻게 해랑아^^"
집에 와서 『걱정 해방』에 나와있는 피드백을 해보았다.
나는 오늘 어떤 경험을 했는가?, 어디서 새로운 영역을 발견했는가?
-> 오랜만에 동네 산에 갔다가 새로운 둘레길을 발견했다.
작은 위험을 감수 함으로써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오늘 10분 정도 갔다 온 게 작은 위험인가? 작은 위험이라면 그렇긴 하지. 약간 무서웠으니까. 얻은 것은 아직 잘 모르겠는데. "
앞으로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은 무엇인가?
->"아직 산책길을 완전히 정복하진 못했으니까,
일단 오케이, 그래도 10분 거리 새로운 산책길은 만들었다! 다시 도전이다."
다시 그 산책길에 갔다. 10분 정도 걸어간 길은 한번 갔던 길이라고 익숙해졌는지 씩씩하게 걷고 있었다. 우리 집 강아지 해랑이가 냄새를 맡고 있었고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서있었는데 해랑이가 냄새 맡은 걸 본 순간 소리를 지르면서 냅다 왔던 길로 돌아갔다.
내가 본 것은 참기름을 바른 듯한 반질반질한 엄청 큰 뱀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큰 뱀 태어나서 처음 봤다. 빨간 줄 검은 줄로 되었었는데 해랑이가 그 뱀 꼬리 냄새를 맡고 있었는데 너무 놀랬다.
혼자 마음속으로
'이걸 어떻게 지나가야 하는지, 미션을 해야 하니까 다시 돌아갈 순 없고'
그래서 뱀이랑 최대한 떨어져서 지나가기로 마음먹었다. 크게 심호흡하고 해랑이를 데리고 옆으로 뛰었다. 너무 무서워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뛰었다. 그리고 빠르게 지나쳤다. 뱀은 가만히 있는데 나 혼자 난리를 치긴 했다.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까 그 뱀은 능구렁이였다. 1.2m까지 큰 다고 하니, 내가 본 것도 1m 이상은 돼 보였으니까. 다시 생각해도 너무 깜짝 놀랐다.
뱀도 지나쳤지만 앞으로 가는 길에 또 다른 능구렁이랑 마주칠까 봐 잔뜩 경계해서 갔다. 최대한 앞만 보고 해랑이랑 뛰어서 이 산책길의 끝까지 갔다. 끝으로 가니까 내가 알고 있는 길이 나왔다.
"어우, 너무 무서웠는데 웃기다. 이런 경험도 해보고"
이번 미션이 새로운 산책길 만들기이고 하면서 심심한 미션 이야기를 브런치에 올릴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었는데 에피소드가 하나 나왔다.
그래서 작가도 일단 시도해 보라고 하나보다. 또한 작가는 알려지지 않은 위험을 "바다뱀"이라 표현하였는데 나는 진짜 뱀을 보았다.
여러분에게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다. 이때 이 아이디어가 말도 안 된다고 무시하기 전에 뭐라도 시도해 보자. 문제는 우리가 대부분의 일을 생각으로 미리 판단하고 행동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많은 생각은 순식간에 걱정으로 바뀔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머리를 쥐어짜는 고민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보통은 행동을 회피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과에 상관없이 모든 모험은 새로운 경험이기에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
<걱정해방>
이번에도 피드백을 해보면
어디서 새로운 영역을 발견했는가?/ 작은 위험을 감수 함으로써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 동네 산에서 45분 정도의 새로운 산책길을 발견했다.
앞으로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은 무엇인가?
-> 능구렁이. 다음에 또 보면 징그럽겠지만 지나칠 수 있다. 괜히 능구렁이가 나올까 겁먹을 필요 없다.
"그래. 한번 더 가봐야겠다. 이 산책길 완전 정복하기"
아직 능구렁이의 기억이 머릿속에 생생하지만 또 나와도 저번처럼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는 나 혼자의 믿음을 가지고 한번 더 그 산책길로 향했다.
이번엔 등산로로 올라가는 길에서 귀여운 고양이와도 마주쳤다.
'오늘은 귀여운 고양이도 보고 출발이 좋은데? 가보자'
어제 능구렁이를 봤던 구간도 잘 지나가고 다행히 오늘은 없었다. 오늘은 저번에 보지 못했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날씨도 좋고 저번엔 나에겐 들리지 않았던 듣기 좋은 새소리도 들렸다. 내가 우리 동네에서 이런 곳을 발견하다니 정말 운이 좋도 너무 아름답다고 느꼈다.
해랑이랑 천천히 발맞춰 뛰는데 해랑이도 웃으면서 뛰고 같이 눈 맞추면서 뛰니까 더 행복함을 느꼈다.
다시 피드백을 하면
내 삶의 지도에서 어떤 지역을 발견했는가?
-> 이제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 잔잔하게 풍경 보며 스트레스 풀 수 있는 곳.
작은 위험을 감수 함으로써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이제는 스트레스받거나 나에게 두려운 상황이 생기면 불확실한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 내가 얻는 게 더 많다는 것. 아마 나도 모르게 그 상황을 벗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은 무엇인가?
->낯선 곳을 가는 것. 모험을 시작하기 전에 오는 불편함이 행동으로 옮기면 결국에는 오히려 나에게 영감을 줌.
2주간 이 미션을 실행했고 굵직한 에피소드만 적었다. 이번 미션을 하면서 고민이 많았었다. 이 잔잔한 이야기를 어떻게 글로 써야 할지. 재밌는 이야기도 안 나올 것 같고.
그래도 내가 깨달은 것은 정말 작은 성취들이라 알아채기 쉽지 않았지만 하고 난 뒤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이 작은 성취가 나도 모르게 자신감을 채워주었고 불확실함을 만났을 때의 불편함은 잠깐이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상기시켜 주었다.
오늘도 아침에 버스에서 두 정거장 빨리 내려 내가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길을 찾아갔다. 농구코트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고 있었다. 예쁘게 생긴 비둘기가 저 앞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길래 뭐 하나 봤더니 나뭇가지를 들고 날아다녔다. 아무래도 둥지를 만드는 것 같다. 이걸로 할지, 저걸로 할지, 비둘기가 나뭇가지를 고르는 모습마저 나에게 힐링이 되었다. 이런 게 소소한 행복인가 보다.
30분 정 도 산책할 수 있는 근처 공원이나 숲, 산을 찾아가는 거죠. 그런 공간에서 자연의 변화를 그저 바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게 일 속에 파묻혀 좁아진 시야에서 벗어나 더 큰 세상 속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자연이 살아 숨 쉬 며 변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마음의 크기는 확 달라집니다. 머릿속을 꽉 채운 복잡한 생각을 걷어내고,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죠.
<할 일은 많지만 아직도 누워있는 당신에게>
다음 브런치 이야기는 웃는 얼굴/ 웃음 처방하기 미션이다. 이 주제도 쉽지 않지만 잘 정리해서 오겠다. 그럼 다음 주에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