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함께 산책을』(3)
12월에도 나는 "명상하기와 감사 일기 쓰기"를 미션으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에게 명상의 효과는 이렇다고 확실하게 말할 순 없지만 명상을 하고 잠에 든 날과 안 한 날의 차이를 찾으면 명상을 한 날은 잠에 들면 한 번도 깨지 않고 잘잔다.
또 달라진 점은 11월에만 해도 잠들기 전에 화가 난 감정을 가지고 잠에 들었지만 현재 나는 이 예민함이 많이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이렇게 하는 게 명상이 맞는 건지 이렇게 쉬운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책이『니체와 함께 산책을』이다.
이 책은 여러 사상가들이 실천한 명상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들의 명상 형태는 동일하지 않고 여러 가지 형태의 명상을 보여준다.
그중에서 나는 니체와 괴테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산책 중에 발견하는 삶의 기쁨
『니체와 함께 산책을』쓴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니체는 자연 속에서 찾아낸 관대함, 고요함 그리고 햇빛을 가장 사랑했다고 한다. 니체는 하루에 8시간 동안 혼자 자연에 있다 보면 15분간의 깊은 침잠이 몇 번 찾아온다고 말했다는데 이 "15분간의 침잠"이 명상을 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니체가 구체적으로 명상을 실천한 행위는 숲과 들을 산책하는 일이었으며 그에게 산책은 "자연 속 명상"이었다고 한다.
밤하늘을 보며 되찾는 나에 대한 감각
니체가 생각하는 최고의 위인은 괴테라고 하는데 이 둘의 공통점은 명상을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소개하며 그가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며 괴테가 명상을 한 것이라 말한다. 시라토리 하루히코 작가는 명상 같은 건 해본 적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름다운 밤하늘을 멍하니 주시했던 경험이 일종의 명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종종 명상 상태에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때의 명상 상태란 자신의 존재마저 잊고 그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빨려 들어간 상태를 말한다. 그는 "사람과 자연이 녹아든다."라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괴테에 대해 또 하나 재밌는 부분이 있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쉼 없이 움직이는 군중 속을 빠져나가는 일은 나에게 휴양이 된다. 모든 사람이 뒤섞여 흘러가지만 저마다 각자의 길과 목표를 찾아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 일 때, 나는 비로소 진정한 고요와 고독을 느낀다. 거리가 혼잡할수록 나의 마음은 점점 더 안정된다."
괴테는 바쁘고 혼잡한 장소에 있을 때도 정신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광경을 통해 명상을 했다는 것이다. 작가는 괴테가 고독 속에서 번잡함에 휘둘리려 하지 않았으며 명상을 통해 평정심을 찾은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위의 내용들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내가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중 가장 크게 차지하는 것이 산책과 러닝이다. 특히 공감했던 부분이 "니체의 자연 속 산책"이다. 나는 2년 전부터 산으로 1시간 정도의 산책을 다녔다. 2년간의 산을 다니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게 바로 "자연에 집중하기"이다. 이것저것 잡생각을 하면서 산책을 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산책을 하는 동안 매일 하루하루 다르게 보이는 풍경, 나무, 꽃, 바람, 땅바닥 이런 자연에 집중했다. 쓸데없이 떠오르는 생각, 말도 안 되는 상상을 멈추고 자연에 집중하는 것이다. 또한 산책을 하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게 나의 불안감을 없애준 방법이다. 진짜다. 그리고 이게 "명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니체와 함께 산책을』을 읽으며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운이 좋게도 태어나서 고등학생 때까지 "외롭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부모님의 사랑과 나의 동생들의 사랑 그리고 친구들의 우정 덕분이다. 내가 "외롭다."는 감정을 처음 느낀 것이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다. 학교와 집을 지하철을 타고 왔다 갔다 하면서 수 없이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바쁘고 혼잡한 사람들 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서있는 나. 이때 외롭다는 감정을 처음 느껴봤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드라마에 보면 가끔씩 나오는 장면인데 주인공이 군중 속에 있으면 그 주인공 옆으로 사람들이 막 지나다니는 장면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나에게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아마 이때부터 나의 불안과 우울이 조금씩 생겨난 걸지도 모른다.
어쨌든 괴테는 군중 속 이 고독함과 외로움을 명상을 통해 평정심을 찾았다는 것에 놀랐다. 그 바쁘게 흘러가는 광경에 집중하는 명상이 휴양이 된다니 다음에 나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책을 좀 더 빨리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명상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상의 깊은 의미는 없다.
단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상태이고,
무언가를 눈으로 보더라도
거기에 의미를 두지 않는 일이다.
나 역시 간혹 그럴 때가 있다고,
지금에서야 깨달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바로 그 순간이 명상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니체와 함께 산책을』
내가 생각하는 명상도 "그저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나는 아직 작가나 사상가들처럼 “나와 자연”과 일치하고 "세상이 곧 자신이다"처럼 아직 이런 명상을 하지는 못했지만『니체와 함께 산책을』읽고나니 산책과 일상생활 중에서도 명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