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누락社, 진실 누락 死
승진 누락자
진실 누락社, 진실 누락 死
또…
아무도 진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당사자는 더 못되게 굴었다.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 회사에서, 그 직급과 연봉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동료들은 그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에 따라 평가도 좋지 않았다. 본인은 한다고 하지만, 그럴수록 엇갈리는 부작용만 더해졌다.
본인 팀원의 일도 아니고 오지랖도 넓지 않은 나의 고객, 진 이사가 근래 들어 더 심각해진 옆팀 팀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드문 일이다. 본인 이야기도 아니고, 측근의 일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가슴이 울렁였나 보다.
“코치님, 제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냥 지켜만 보기에는 마음이 참 불편하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명성이 있는 회사이니 분명 좋은 인재라고 판단해 채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유능한 인재였다. 좋은 인재와 좋은 결과가 비례하면 좋겠지만, 언제나 그렇지는 않음을 우리는 안다. 해가 지날수록 마찰은 잦아지고 의견 조율은 더 어려워졌다. 관리 시스템이 세련되게 마련된 회사이니, 개선과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그에게 적용했고, 일정한 기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평가했다. 피드백과 의견을 교환했다. 그 팀의 리더가 바뀌면 또다시 이 과정을 반복시켰다.
“진 이사님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뭐예요?”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묻지 않았다. 무언가를 할 요량으로 이 상황을 본인 세션으로 끌어왔으니 굳이 그렇게 물을 이유가 없었다. 그는 이렇게까지 된 상황을 조금 더 정확하고 길게 설명하고 싶어 했다. 코치가 정확히 알수록 뭔가 대단한 해결책을 받을 수 있겠다는 투지를 보였다.
(응. 아니에요. 설명 그만하고, 본인 머릿속에 있는 걸 끄집어냅시다!)
“제가 정확한 사실을 얘기해 줘도 될까요?”
“그렇게 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데요?”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 것 같아요. 잔인해요. 당사자도 힘들고, 물려받은 그 팀의 팀장도 힘들고, 인사팀은 영혼이 없고요. 이 상황을 알고 있는 다른 직원들 마음도 불편하고요. 그리고 끼리끼리 다니면서 뒷말들이 많아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리고요?”
“그리고, 그 사람은 제가 보기엔 능력이 있어요. 그냥 안 맞는 거예요. 우리 회사랑, 그리고 더 운이 안 좋게도 전 팀장이랑도 요. 그 팀장은 이직하고 우리 회사에 있지도 않아요. 이 난리를 만들어 놓고요. 그러니 새로 온 팀장은 ‘문제아’라고 전달받은 내용대로 기계적으로만 돌리는 거예요. 그러니 형평성이고 뭐고, 그냥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다는 태도예요.”
(...)
“사람 하나 따돌리고 우습게 만드는 거, 어렵지 않잖아요. 그가 다 잘했다는 건 아니에요. 참 운도 지지리도 없다고 생각돼요. 저 능력으로 차라리 잘 맞는 곳을 찾아서 날개를 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
“코치님, 그리고요. 더 싫은 건요. 몰려다니면서 그 상황을 더 크게 부풀리고, 무슨 재미난 싸움 구경하듯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이에요. 왜들 그러는지… 이런 분위기가 전염되고 퍼지는 것 같아서 그게 더 불편하고 심난하게 하네요.”
“네. 그런 상황이군요. 흠… 진 이사님이 그분과 대화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가 이사님한테 매우 불쾌해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아… 그렇죠. 그가 불쾌해할 수 있겠네요. 제가 뭐라고…”
그가 잠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이 질문에 그의 어깨가 처지는 게 보였다. 마음을 쓴 고민이었기에 더욱 그랬으리라.
침묵이 길었다.
“코치님, 그래도 대화를 해야겠어요. 불쾌할 수 있어요. 그럼요, 불쾌한 게 더 당연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난 세션에서 제가 알게 된 기술이요. 불쾌가 꼭 불쾌가 아닐 수도 있더라고요. 멋쩍음, 속상함, 수치심, 자존감 같은… 그런 것 중 하나일 텐데요. 제가 말을 걸었으니 저한테 불쾌해해도 돼요. 그럼요. 제가 기꺼이 대화를 나누어야겠어요. ‘굳이’가 아니고요, ‘기꺼이’ 요. 그리고 꼭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입술을 앙 문다.
“‘다수가 불공평했다. 그리고 모른척했다. 나도 그랬다."
라고요.
"이 상황이, 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간다."
라고도요.
"그리고 그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당신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을 다시 되살렸으면 좋겠어요.’ 라고요.”
(본인이 코치가 다 되셨네…)
*** ‘굳이’가 ‘기꺼이’로 바뀌는 순간, 조금 더 평온한 세상이 됩니다.
*** 어설픈 조언은 삼가고, 진정성 있는 인정과 마음 나눔이 좋습니다.
*** 우리 진 이사님, 복 많이 받으세요!
‘낀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학교 교육을 마치면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돈벌이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돈벌이의 중심, 바로 ‘회사’라는 조직 속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낀 자’는 회사라는 조직 안의 모든 구성원을 말합니다. 우리는 늘 조직의 구조 안에 끼어 있고,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문제와 문제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끼어 있는 건 알겠는데 어렵고 힘도 들지요.
그 안에서 웃고, 울고, 또 울고…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틀림없이 나아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조금 편히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낀 자’에게 그 작은 조각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 응원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한 편 한 편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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