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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애 Aug 16. 2024

엄마표 영어공부로 학군지 따라잡기 3.

매일의 힘

어머님은 아이 영어 공부 어떻게 시키세요?


담임 선생님께서 내게 하셨던 질문이다.

다른 일로 잠깐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한학기를 보내고 여름방학이 다 되어서야 선생님과 처음 통화를 했다.


내가 이렇게 학교일에 무관심하다. 

아니, 관심은 있지만 유치원때와는 다르게 학교에 연락하는 일이 조심스럽다. 게다가 학부모인 나까지 같이 학교에 다닐 필요는 없으니. ( 일이 아니면 시시콜콜 연락을 주시지 않는다. 너무 조용해서 학교는 이렇구나 하고 입학 후  년을 보냈는데, 딱히 그것도 아니라는 얼마전에야 알게 됐다. 문제가 생기면 지금도 학부모는 학교에 불려간다는 것. 그래서 전화상담을 신청한 학부모에게 대면상담을 역으로 신청하기도 한다는 . 그러니까 학생에 대한 학교의 책임감은 예전이나 별로 달라지 않았다. 선생님께 별다른 연락이 없다면 댁의 아이는 학교생활을 무난하게 잘해내고 있다는 반증이다.)


어쨌든 생님과의 처음 통화.

정제된 말투의 소유자. 

아이가 선생님 화내실때 무섭다길래 화내서 안 무서운 사람이 어딨냐고 핀잔을 줬었는데. 높낮이없는 어조를 들으니 아이의 말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공부 얘기로 넘어갔다. 당연하겠지만. 학교 선생님들은 꼭 마지막엔 공부이야기를 하신다.



사교육 없이 엄마표로 하고 있어요.


깜짝 놀라셨다.

당연히 학원에 다니는걸로 생각하셨단다.

우리아이는 예체능 학원돌기도 바쁜 아이인데. 고학년이니 예체능학원을 좀 정리하자고 수없이 말했지만 그때마다 알겠다는 대답 뿐.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욕심이 많은 아이. 다 잘하고 싶어하는 요즘 애들답다.(요새 아이들은 모든 장르의 예체능을 선수처럼  잘한다.) 


그래도 다행히 아직까진 "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정말로 ...진.


어떤 식으로 공부를 시키세요? 문제집은 어떤 기준으로 어디 출판사꺼 사주세요?
영어는요?


갑자기 불똥이 영어로 튀었다.

영어 담당선생님이 따로 계시건만.

혹시 얼마 전 있었던 사건 때문일까.

.

.

.

아이말로는 얼마 전 영어 시간에 교과진도를 다 끝내고 단어퀴즈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정답은 farm. '농장'이었다. 유추가능한 스무고개가 진행됐지만 아무도 맞추지 못했고, 너무 쉬운 문제가 한참 끝나지않다보니 선생님 표정이 어두워지셨단다.

그때 아이가 답을 맞췄고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셨다는 이야기. 그 뒤로 영어 수행평가 시간이면 반 친구들이 몰려와 발음기호를 묻는다고 했다. 깨알같은 글씨로 영문 아래 콩글리쉬(?)로 적어두는 아이들 있다고. 졸지에 'farm' 하나로 반에서 영어 잘하는 아이가 된 거다.


그래도 영어 잘하는 이미지라니 엄마는 좋은데?


우리반에서 영어학원 안 다니는 애가 나밖에 없어. 나는 걔네들보다 영어가 부족할 거라 생각했거든. 근데 다들 나한테 파닉스를 물어봐.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고.


아직 다들 즐거운 영어만 할 뿐 본격적인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아서일까. 오히려 나는 엄마표로 4대영역을 골고루 해줬는데. 학원 보낼 돈으로 원서를 사모으고 문제집을 사주고. 영어에 발목잡히지말라고 엄마인 내가 더 좋은 정보를 찾느라 열심이었다. 영어는 즐겁게 배우는게 맞지만, 교과영어 어느정도 학습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냥 즐겁기만 하다가는 학교시험 앞에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으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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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과서요.
아무래도 교과서이다보니 책이 좋더라구요.




아, 이건 내 영어장비의 일급비밀이었는데.



그렇다고 선생님의 질문에 성의 없이 대답할 수는 없었다. 나는 정말 미국교과서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니까. 아무래도 '교과서'인데 아무 지문이나 대충 실어 만들진 않았겠지?


물론 이미 유명 학군지에서는 다들 미교(미국교과서)로 공부를 하고 있다. 리더스북과 코스북도 아무거나 보지 않는다. 이래서 엄마표를 하려면 책 고르는 눈을 열심히 높여야 한다. 달리 방법은 없다. 그저 많이 찾아보는 것.


나는 영어는 못하지만 이것저것 뒤져보다보니 이제는 대충 감이 온다. 아무래도 비학군지에서, 특히나 우리동네에서 미국교과서를 보여주는 엄마는 별로 없을 것 같다.



나는 나름의 자부심이 있다.
그것들을 매일 아이와 펼쳐보는 꾸준함.
사실은 그게 바로 우리의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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