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겨울.
2000년을 앞두고 세간은 들썩였다. 이제 달력은 숫자를 다 해 종말이 올 거라는둥, 1월부터는 외계인이 지배할 거라는 둥, 새로운 시대를 앞두고 회개해야 한다는 둥. 서기 2천년을 앞둔 몇달 전부터 온갖 소문들이 난무했다. 단지 겪어본 적 없는 숫자라는 이유만으로.
하지만 경기도 평성에 위치한 꽃동네 요양병원.
이곳은 잠자듯 고요했다. 마치 다른 세상의 사람들인 것처럼. 아니 처음부터 그런 류의 호기심은 아예 없었던 것처럼. 매일매일이 그저 똑같은 하루의 연속일 뿐이었다. 그것은 평성 꽃동네에서 지내는 18세 소년 성민에게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