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atermelon
Oct 31. 2024
고모부상에 대처하는 인사팀
광고회사 인사팀의 배려
요양병원에 계시던 고모부가 돌아가셨다.
고모부와 특별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가족이 다 모이는 자리이기에 고모부상에 참가했다.
인사팀에게 휴가처리를 물어보자
고모부상도 3일 나오니 따로 휴가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인사팀이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근조 화환 올 곳 있어요?"
원래 고모부상에는 나오는 건 아닌데, 필요한 상황이라면 검토 가능하다고.
"괜찮아요"라고 답하면서
그 섬세함에 위로받는다.
기억한다.
대학생 때 친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아빠 회사에서 키 크고 멀끔한 젊은 회사원들이 여럿 와서 3일 내내 자리 잡고 있고 관도 옮겼던 것을. 그래서 우리 엄마가 옆에 호텔을 잡아줬던 것도 기억한다.
고모가 고모부 장례식장에서 회고했다. 그때 우리 아버지 정말 잘 보내드렸는데.
광고주 대표가 참석하는 론칭 행사 끝내고 바로 와서 검정 정장을 입고 있는 나를 보며 차려입고 와줘서 고맙다 한다.
그려본다.
내가 이 회사에서 무려 2주씩이나 휴가를 내고 같이 크로아티아로, 뉴질랜드로 여행 갔다 왔던 우리 외할머니 장례식을.
조모상에는 잘 가지 않는 다지만, 할머니와 단둘이 여행 다니고 야근한 날 할머니집이 더 가깝다며 할머니집으로 퇴근하던 나를 기억하는 회사 사람들이 들린다.
인사팀이 보낸 회사 로고가 찍힌 국그릇에 일회용 수저가 부딪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