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를 입어야 할 거 같아요.

캣우먼을 꿈꿔보다.

by 타인의 도시

할리우드 영화에서 선은 가냘프지만 숨겨진 잔근육을 들어내며 오픈카. 지프차 혹은 바이크를 운전하는 여자의 모습들은 여자인 누가 봐도 멋지고 반할만하다.


늘씬하다 못해 조각 같은 바디를 숨이나 쉴 수 있을까 싶은 슈트에 넣는다. (나는 슈트는 입는 게 아니라 나를 슈트 안에 넣는다라고 표현해 보고 싶을 뿐이다.)


굵은 웨이브의 긴 머리칼을 바람에 휘날리며 아주 좁은 골목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질주를 즐기다 , 허리주춤에서 휘리릭 총을 뽑아 들고 적을 향해 "빵, 빵 " 완벽한 저격으로 적을 소탕한다.

금발이 주는 매력과 , 흑인이 주는 매력은 또 다르다.


트랜스포머의 메간폭스는 관증적인 섹시미로 할리우드 탑 배우로 우뚝 서게 되었고,

분노의 질주에서 지젤 역을 연기한 갤 가돗, 돔의 연인 레티를 연기하고 있는 미셀 로드리게스의 파워풀한 그녀들의 멋진 모습들에 반해버렸다.


슈트를 입고 바이크 타는 내 모습을 그려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캣우먼은 할리베리가 최고인 거 같아.

2004년도 20년 전에 개봉한 캣우먼은 영화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할리베리가 만든 캣우먼은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나는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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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에 대한 혐오스러운 마음이 설렘으로 바뀔 즈음 나에게 스며든 건 두려움이었다.

나는 도로 위 무법자가 될 수 있고 , 도로 위 모든 것들이 나를 위협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초보운전 차량에 붙은


"저도 제가 무서워요! "라는 경고스티커와 같은 마음이다.


막연하게 캣 우먼처럼 보이기를 꿈꿨던 것은 아닐까.


트렉선수들이 입을 만한 옷을 입어야만 하는 줄만 알았던 무지함을 가지고,

헬스장 트레이너에게 갑자기 내년부터 슈트를 입어야 할 거 같으니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조잘거렸다.


오랜 경력의 트레이너들도 바이크를 타겠다는, 바이크를 타는 여자 회원들을 만난다는 것이 드문 일인지


"위험할 텐데요?'

"근데 대단하세요."라는 대답으로


누군가에게 대단하다는 칭찬을 받는 것만으로도 조금 더 날 설레게 했다.


우리는 들떠서 식단계획을 잡고 슈트를 입으려면, 허리는 잘록하게 힙은 빵빵하게 팔뚝은 좀 여리한 게 보기 좋겠다면서 떠들었다.


단 1킬로도 줄지 않은 내 몸무게는 그냥 유지라도 하는 게 최선인지,

역시나 작심삼일 정도로 할리베리 같은 캣 우먼이 되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갓 이런 핑계를 대 본다.

몽키 125라는 평지에서 최고 속도 90km 내려면 쥐어짜고 , 바람의 저항을 줄이겠다고 납작 엎드려야 하는 작은 바이크에 슈트를 입어봐라.

그건 진정한 "동물원의 원숭이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이야!" 사실이잖아.


혹은

여자 레이싱선수가 유튜브에서 이런 정보를 툭 던졌다.

예를 들어 무게 200kg 정도의 바이크를 가지고 적당한 컨트롤과 레이싱을 즐기려면 60kg 정도의 몸무게는 유지해야 한다며 자기는 잘 먹어야 한다고, 오히려 시즌 전 몸을 키우고 있는 중이라 고기를 필수로 잘 먹고 있다고 했다.


내가 60kg 아니잖아

내가 레이싱 선수를 할 거는 아니잖아

내가 남자를 유혹할 것도 아니잖아. 현재에서 만족하자.


사실 현실 속 익숙지 않은 불편함에 나를 가두기에는 쉽지 않았다.


슈트는 둘째치고 바이크 전문 브랜드의 팬츠 하나만 입더라고 무게와 보호대의 불편함으로 이렇게 까지 입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보호하기 위한 팬츠의 원단 두께만 하여도 내가 가진 지방 두께에 3센티는 더해지는 거 같다.

쟈켓 하나 둘렀을 뿐인데 가슴을 누르고 심장을 압박하는 착용감이 나를 보호하는 맞는 사이즈라는데 이거 맞는 거니?


sns 행복한 순간만을 저장하는 그곳에

여라들이 깊이 가슴골이 패인 나시에 체크 남방 하나 바람에 휘날리며 달리기에

저렇게 입고 타도 되는 거네 싶었다.


여라들이 레깅스 입고 힙업 엉덩이를 뽐내기에

바람에 휘날리지 않는 레깅스는 오히려 주행에 도움이 되겠네 싶어 저렇게 입어도 되는 거네 싶었다.


sns 속 이미지가 만들어낸 찰나의 순간의 어여쁨은

내 생명의 찰나의 순간 멈춤을 의미한다는 걸 해보지 않는 다면 알 수 없다.




바이크 입문 2년 차 슈트를 입은 캣 우먼은 다하지 못했지만

나를 숨 막히게 하였던 보호장비가 들어가 있는 재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한 여름에도 케이블원단의 팬츠를 입는다. 슬립을 하더라도 열과 마찰에 조금이라도 더 보호하기 위한 두꺼운 원단 팬츠에 골반과 무릎 보호대가 장착된 팬츠를 입을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바이크도 125cc에서 600cc까지 4번의 기변을 통해 최고속도의 상향치 까지 올렸다.


나의 캣 우먼은 뭘까?

바이크를 타며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에서 다시 자신감과 독립성을 키우고 싶던 것은 아닐까?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경험과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나의 캣 우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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