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실수

커피를 쏟았다

by 타인의 도시

텀블러 컵에 남겨진 커피를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나의 미적 감각을 자극하고 싶은

행위에 대한 기억으로 냉장고 안의

텀블러를 꺼내 들었다.


차가워진 딱딱한 그 감촉은

부글부글 끓어 야들해진 내 손 끝에 잠시 찬 기운을

전달해준다.


온도 차이로 뚜껑이 밀폐가 잘 되었다.


뚜껑이 좀 처럼 열리지 않는다.


마시기 좋게 만든 작은구멍만 열면 될것을

굳이

뚜껑을 열어 벌컥벌컥 마시겠다고


불안한듯한 손 놀림으로

결국

뚜껑은 열었다.


단지

텀블러 안 커피는

화산 분화구에서 탈출하는 용암처럼 나에게 뿜어져 나왔다.


커피 향을 온 몸에 입었다.


기분 좋은 실수였다.


당신에게도 기분 좋은 실수 하나가 일어나는

그런

하루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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