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가고 나면 식탁에 너저분한 것들을 치우고 설거지를 한다. 그 다음 빨래를 돌리고, 방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침구를 정리한다. 그리고 청소기를 돌린다. 매일 하는 일이고 별 거 아닌 것 같은데도, 그러면 벌써 1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나 자신에게 오늘도 수고했다고, 아니 이제부터 또 수고하자고 다짐하며 잠시 한 숨을 돌린다. 나는 혼자 홈 카페에 앉아 1일 1커피를 마신다. 20대에 나는 분명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어느 새 하루라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한 40대 아줌마가 되어있다. 오늘도 커피를 마시면서 생각한다.
‘오늘도 무사히 지나가면 좋겠다. 첫째는 비염 때문에 계속 훌쩍거려서 걱정이네. 둘째는 또 어떻게 비위를 맞춰가며 공부를 시키지? 제발 숙제 좀 바로바로 하고 신나게 놀았으면 좋겠다. 참, 수학이랑 영어 학원을 알아봐야 하는데, 어디가 좋을까?’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오늘 하루 뭐하고 놀지가 고민이었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니, 오늘은 어떻게 공부를 시킬지가 고민이다. 매일 학원에 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도 뭐 그렇게 가르칠 것들이 많은지. 내 머릿속에는 아이들의 학원 스케쥴과 픽업시간, 숙제 시간이 셋팅이 되어 있는데 정작 아이들은 아무 생각이 없는 듯하고 자기 필통마저 어디에 있는지를 나에게 묻는다.
저녁때 아이들이 아빠와 운동하러 밖에 나가면 보통 나는 따라가지 않고 집 정리를 하고 또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오후에는 디카페인으로. 2시가 넘어서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때문에 밤에 잠이 안 온다. 자야하는데 새벽 1시까지 잠이 안 오면 정말 난감하다. 내일은 또 내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늦잠을 자서도 안 되고 아프면 집안 전체가 힘들어지는 존재. 나는 엄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여,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 차를 좋아한다면 차를, 주스를 좋아한다면 주스를 마시면서 쉬는 시간을 하루에 1시간만이라도 확보하자. 그리고 나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거다.
오늘도 수고하고 있다고 따뜻한 나만의 위로를 건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