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몸으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마음으로
아무 자랑 없이 거울 앞에 섭니다
거울 속 소녀의 두 눈을 봅니다
푸른 녹색 눈, 마치 두 개의 작은 지구 같습니다
나는 나를 보고 있지만
사실 나를 마주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울을 통해 소녀를 봅니다
끝 없는 하늘을 봅니다
멈춘 시간 속 영원함을 봅니다
거울 너머 경탄의 빛
우리를 넘나드는
하얗고 푸른
빛
아름다워,
아름다워
이제 나는 더 이상 내가 나일 필요가 없어,
이제 나는 더 이상 내가 나일 필요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