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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
장인어른이 위독하니 한국으로 하루빨리 들어와 달라는 와이프 오빠의 연락을 받고 입국했었다.
지난 일요일 새벽에 도착했다.
장례가 치러질 것으로 생각했고 검정 넥타이를 준비했다.
다행스럽게도 장인어른의 기력은 회복되었고 장례는 기약 없이 뒤로 미뤄졌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링거를 통해 영양제와 진통제를 투입하고 오줌줄을 채운 상태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중이다.
내가 떠나려 인사를 할 때 아이들 훌륭하게 잘 키우라는 당부를 하셨다.
사위인 나하고는 서먹한 사이다.
그래서 쿨한 척 손을 잡고는 기력회복하시고 샌프란에 다시 놀러 오시라는 허언을 하고 병실을 나섰다.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추위를 겪으며
10만 원이 넘는 비싼 택시비를 서너 차례 지불하고
형제자매들 간의 불신과 다툼도 겪으며
6개월 동안 집을 떠나 지내고 있는 지치고 고단한 와이프를 다독이며
난 와이프가 상처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오늘 부고가 떴다.
옛 직장에서 같이 근무했던 최담당의 어머니 부고다.
이런 나이가 되었다.
언제라도 내 부모나 남의 부모가 돌아가셨다는 부고가 전화벨처럼 아무 때나 울리는 나이가 되었다.
오늘은 아니지만 조만간에 있을 일들이다.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나를 지나가고 무심하게 바람도 분다.
“우리의 모습일까?”
와이프가 근심하며 물어본다.